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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중국 경제.. 경기부양책이 한국엔 기회가 될 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중국 내수 경제 확대 시도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중국 경제 정책은 장기적이면서도 방향이 뚜렷하다. 시진핑 국가주석 - 리커창 총리가 이끄는 '리커노믹스'의 목표 역시 명확하다. '내수 확대'도 그 중 하나다.

중국은 그동안 '국부'에 초점을 맞춘 양적 성장을 추구해 연 10%가 넘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투자와 수출 중심 성장모델은 중국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특유의 폐쇄적 계획경제 구조와 맞물려 구조적 모순을 보이기 시작했다. 금융자산 거품이 쌓이는데도 내수가 빈약해 실물경제가 따라가질 못했고, 결국 지난 6월에 8%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 폭락이 발생했다.

중국은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지만 성장의 수혜를 입은 국민 비중은 극소수인데다, 도시와 농촌 간 빈부격차도 커 양극화가 극심하다. 1997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노동자 급여 비율은 약 53.4%에 달했으나 지금은 40% 이하로 떨어진 반면 GDP 대비 정부 재정수입 비율은 약 10%에서 지금은 20% 수준으로 높아졌다. 경제성장의 열매가 고르게 분배되지 않은 탓에 덩치만큼 내실을 키우지 못한 것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국민소득을 두 배로 확대하고 연소득 2,300위안 이하 빈민층 수를 8,000만명 수준으로 줄이며, 최저임금을 평균임금의 40%선으로 확대하고 양로, 의료, 교육 등 사회보장 시스템 개선하는 등 중산층을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세계적 컨설팅 기업 맥킨지 역시 중국 중산층(연소득 1.6만~3.4만달러)은 2010년 6%에서 2020년51%로 크게 확대되어 주력 소비군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국부'(國富)에서 '민부'(民富)를 중시하는 '샤오캉 사회'(小康사회: 중산층이 늘어 여유 있는 사회)로의 전환이라고 설명한다. 내수 경제가 살아남에 따라 식품, 화장품, 일용품 등 내수 중심 소비재와 자동차, IT제품, 의료, 교육 및 여행, 레저 등 문화산업은 호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중화학 공업 및 제조업은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9월 차이신(Caixin)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가 47.2로 집계돼 7개월 연속 기준선(50)을 넘지 못했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도 그 역할이 끝나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담당하던 생산 기지 역할은 앞으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및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분산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한국 기업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

한국도 중국의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분배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내수확대에 따른 필수 소비재와 경기관련 소비재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중국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받고 있는 국내 기업 대부분이 화장품, 의류, 음식료, 영화·음악·드라마 관련 기업이라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

중국 정부가 내수확대를 위해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10월 1일부터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1천600cc 이하의 승용차에 대해 취득세를 기존 10%에서 5%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3.4%나 줄어든 신차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가 전기차 구입이나 운행에 대해 규제하는 것을 금지하고 신재생 에너지 차량과 배터리 개발을 촉진하는 지원책을 내놓았다. 당초 교통혼잡과 대기오염을 이유로 차량 운행 줄이기 캠페인을 벌였으나, 오히려 신차 판매량만 줄었기 때문에 이번엔 적극적으로 친환경 차량시장을 확대할것으로보인다. 

이에 현대∙기아차 그룹은 물론, 세계 자동차 업계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 SDI와 LG화학까지 수혜를 입을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이 시장 점유율은 더 높지만 테슬라 모터스에만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고 있어, 르노와 GM, 아우디, 포드, 볼보, 마힌드라 상하이 자동차 등 '전통적인'자동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한국 업체가 중국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경제정책 변화는 세계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신흥국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 정책과 방향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한국이 지금처럼 중국을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활용하긴 힘들어질 것이다. 중국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