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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기차 시장, '폭스바겐 VS 테슬라' 경쟁 구도 잡힌다

폭스바겐 페이톤
폭스바겐 페이톤
폭스바겐, '전기차 기함'될 신형 페이톤 개발한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로 '클린 디젤'과 작은 엔진에 대한 평판이 바닥으로 추락한 탓에 전기차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난달엔 전기차 콘셉트로 제작된 아우디 SUV와 포르셰 스포츠카를 발표한 뒤엔 전기로 구동하는 럭셔리 세단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스캔들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 출시 예정인 자사의 럭셔리 세단 페이톤의 신형 모델을, 전 구동렬이 전기 동력으로 작동하도록 계획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이는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 S'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폭스바겐 대변인은 아직 미국에 럭셔리 세단을 10만 대 이상 공급할 계획은 없지만, 만약 유럽에서의 반응이 괜찮으면 전기차 시장이 확장하고 있는 중요 거점엔 진출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 디젤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가능성이 없진 않다.

페이톤은전임 회장인 페르디난드의 작품이다. 그는 벤츠 S클래스나 BMW 7 시리즈와 겨룰 수 있는 럭셔리 세단을 만들고 싶어 했으나, 전기차로 제작되는 페이톤의 적수는 테슬라의 모델S다. 폭스바겐은 2018년에 출시될 '아우디 E트론 콰트로 SUV'가 배터리 한 번 충전으로 310마일을 달릴 수 있고, 80%까지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겨우 15분 밖에 걸릴지 않아 테슬라 모델 S보다 성능이 좋다고 홍보했다.

다만 럭셔리 세단을 표방하는 신형 페이톤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전 모델이 미국과 유럽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2005년 사이 북미 판매량은 고작 2,500여 대에 불과해 현대 에쿠스의 한 해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대중차'라는 폭스바겐의 이미지가 고급 세단에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폭스바겐 파에톤은 미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페이톤이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로의 전환이 전혀 전망이 없는 선택은 아니다. 중국은 폭스바겐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시진핑 정권의 친환경차 시장 육성 정책으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는 테슬라가 북미를, 폭스바겐이 유럽과 중국을 거점으로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