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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유럽 땅에 심은 '씨드' (Cee'd), 3분기 실적 꽃피웠다

 

기아 씨드
기아 씨드

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 유럽에서 9만5천102대를 팔아 역대 3분기 최다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보다 9.7% 증가한 수치다.

기아차 유럽 현지 법인은 올해 상반기 회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20만 대 판매를 달성한 바 있으며, 올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량도 29만5천140대로 작년 동시보다 8.3%나 증가했다. 유럽 판매량을 견인한 차량은 베스트셀러 SUV 스포티지지만, 그다음 인기 모델인 '씨드'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씨드는 지난 9월까지 5만8천761대가 판매 되었다.

씨드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라 한국에선 판매되지 않아 국내 소비자들에겐 궁금하게 느껴지는 모델이다. 슬로바키아 질리나에서 2006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이 차는 준중형 해치백으로 기본형인 5 도어 해치백 외에, 5 도어 왜건, 3 도어 해치백프로시드 등 다양한 파생모델이 있어, 실용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유럽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것은 아니다. 출시 당시만 해도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브랜드 인지도는 극히 낮았고, 토종 브랜드가 워낙 많아 경쟁이 심한 유럽시장에 파고들기 위해 쏘렌토나 카니발 등 세그먼트 규모가 작은 틈새시장 공략 모델을 주력으로 삼았지만, 큰 성과를 얻기 못했다. 결국엔 시장 규모가 큰 준중형차 시장 (C1 세그먼트)에서 경쟁을 해야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아시아 자동차에 대한 현지인의 편견을 이겨내려면 기술력과 품질로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발매된 고성능 모델 '씨드GT'의 경우 1.6리터 GDi 트윈스크롤 터보 차저 엔진과 그에 맞춰 새롭게 세팅된 새시를 장착해 6000rpm에서 201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고, 1750~4500rpm의 넓은 구간에서 265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100km/h 가속까지 7.7초 밖에 걸리지 않는 등, 작은 차체만 보면 예상을 수 없는 주행능력으로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피터슈라이어 디자인이 적용된 2세대 모델 이후부턴 성능에 걸맞은 날카로운 외관과 디테일이 돋보이는 인테리어 등 디자인 면에서도 호평을 받았았으며, 폭스바겐 골프, 시로코에 필적하는 성능에 가격은 훨씬 저렴해 가격경쟁력도 높다. 덕분에 유럽지역에서 출시 후 연간 10만 대 수준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동유럽은 물론, 서유럽에서까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차가 되었다. 시드의 성공은 국산차도 마음만 먹으면 완성도 높은 고성능 차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씨드가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아 아쉬워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씨드 생산에 들어가는 부품 상당수를 유럽 현지 업체로부터 납품받고 있어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기가 힘들데다, 기아차 노조에서도 해외생산 승용차 수입을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국내 판매가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