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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러시아, 경제적으로 협력할 수밖에 없는 '상호 보완적' 관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좌) / 레제프 타이이프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좌) / 레제프 타이이프 에드로안 터키 대통령(우)

완적한 적도, 아군도 아닌 '애매함'

터키 공군 전투기가 24일(현지시간) 시리아 접경에서 영공을 침범했다며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나토(NATO)는 이날 특별회의를 소집하고 터키의 영공 방어 권리를 지지한 동시에, 터키와 러시아에 대화로 긴장을 완화하라고 촉구했다. 터키군 성명에 따르면, 터키 F-16s 전투기가 남부 하타이주 야일라다으 지역 영공을 침범한 전투기에 5분 동안 10차례 경고했으나 무시함에 따라 교전수칙에 따라 공격했다. 공격을 받은 러시아 수호이(Su)-24 전투기는 투르크멘족 반군이 장악한 지역인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 주 야마디 마을에 떨어졌다.' 터키는 러시아가 지난달 3, 4일 자국 영공을 침범하자 나토와 함께 강력 대응을 천명한 바 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공군 소속 수호이(Su)-24 전투기 1대가 시리아 영토에서 지상 공격을 받아 시리아 상공에서 격추됐다며, 영공 침범이 아니라 반박했으며, 이어 "비행 내내 시리아 상공에만 머물렀으며 이는 비행 관제 자료에 의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전투기가 터키에 위협을 주지 않았고, 국경에서 4㎞ 떨어진 시리아 영토에서 격추됐다며,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와 터키의 '악연'은 근세 이후로 계속되어왔다. 1568년부터 시작해 1914년 1차 세계대전까지 이어진 러시아 - 튀르크 전쟁은 13차에 걸쳐 양국 모두에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이는 냉전 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에서, 터키가 자유진영에 서 한국전쟁에 군대를 파병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터키는 소련의 중동 진출 공세에를 강력하게 맞받아친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 국가가 서로를 '적성국'으로 인식한다고 보긴 어렵다. 러시아는 과거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제재를 당한 이후, 중동 지역 영향력을 높이려 하고 있으며, 국가 규모에 비해 천연자원이 부족한 터키 역시, '에너지 강국' 러시아와 관개를 개선할 유인이 있다. 이에 지난 2014년엔 러시아-터키 간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기도 했다. 육로를 통해 이어지는 이 가스관은 터키를 거쳐 그리스 등 유럽 타지역 국가까지 자원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건설이 완료되면 터키는 러시아 가스 판매 시장에서 독일 다음으로 규모가 큰 국가가 된다.

그 외 경제분야에서도 러시아와 터키의 관계는 예상외로 돈독하다. 2013년엔 러시아 수입량 중 터키가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 7.6%에서 11.2%로 증가(115억 900만 달러)하며 가장 중요한 교역국이 되었고, 터키에 방문하는 러시아인 수도 연간 350만 명이 넘어 독일 다음으로 비중이 높았다. 두 국가는 원자력 발전소 건립과 석유 공급 등 에너지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으며, 2014년엔 서비스와 투자 부문 무역 자유화가 논의되기도 했다. 앞으로 전면적 자유무역지대 (FTA)가 체결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양국 간에 불편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러시아 공급으로 인해 터키와 언어, 민족적 특성이 같은 투르크멘족 1천500여명이 피신해야 했던 점은, 터키 내부에서도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국경을 방어할 권리가 있음을 모두가 존중해야 한다며, "우리는 투르크멘이 살고 있는 바이르부작에 공습이 집중된 것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그곳에는 우리 친척들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