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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 8월 급락 이후 갈피 못 잡던 코스피, 이제야 정신차렸나?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형주의 강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1년 반만으로, 이런 추세는 당분간 더 지속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지수는 전날보다 1.14% 올라 중형주지수(0.76%)나 소형주지수(0.62%)보다 큰 상승폭을 보였다.

대형주지수는 지난 4∼5월 2,000선 안팎에서 움직이다 8월24일 1,688.81까지 떨어졌고 그 이후 우상향 곡선을 보이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7월 고점을 찍고서 우하향 곡선을 그린 중·소형주와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이날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005930]는 전날보다 2.27% 오른 133만5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OCI머티리얼즈[036490] 인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SK하이닉스[000660]는 2.66% 상승했다.

현대차[005380](0.66%), 한국전력[015760](0.51%), 삼성물산[028260](0.98%), 현대모비스[012330](1.62%), 아모레퍼시픽[090430](1.35%), 기아차[000270](0.75%), LG화학[051910](0.62%) 등도 나란히 주가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약세를 나타낸 종목은 3개뿐이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코스피 급락 이후 갈피를 잡지 못하던 증시가 이달 들어 대형주와 가치주의 강세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강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형주가 1년 반 동안 조정을 받았고, 그동안 대형주와 가치주의 약세 요인 중 하나이던 예상 순이익 하향 추이도 충분히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최근 상승해 정유·화학제품의 수출액 증감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는 향후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변수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중국, 일본 등이 추가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주에 대한 안도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에 몰려있는 자사주 매입 또한 대형주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형주의 강세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내년 초에는 중·소형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훈석·박경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의 상대적 강세가 계절적·순환적 패턴 이상으로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통상 연초에는 소형주 장세가 전개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