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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동(亂動)부리는 난동(暖冬)에 가슴 멍든 농민들은 한숨만

태평양 연안국에 '슈퍼 엘니뇨'로 인한 피해가 커 신속한 구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14일 밝혔다.

옥스팜은 보고서에서 "올해 엘니뇨는 그동안 측정된 것 중 가장 강력하다"며 "식량 안보와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의 기상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이번 엘니뇨로 내년 초 기아와 질병, 물 부족 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가 4천만∼5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국가로는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말라위, 라틴아메리카의 아이티,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이 꼽혔다.

한국 역시 엘리뇨 현상으로 더운 겨울이 계속되는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농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축산물은 배합사료 원가의 60-70%가 곡물이 차지하고 있어 2차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밀, 옥수수, 콩, 쌀 등 곡물은 엘니뇨로 인한 기상이변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작물을 심어서 가꾸는 가운데 갑자기 기상이변이 왔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생육장해를 입는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기간에 관계없이 사전 예측을 하면 그 피해를 줄이는 조치에 여유를 가질 수가 있다.

특히 한국의 겨울은 온도가 평년보다 높으면 일조시간이 줄어드는 특징을 갖고 있어 온실과 비닐하우스 등 겨울철 시설 재배에 적합하지 않다. 시설재배를 전천후농업이라고 하여 시설 내의 온도만 작물생육에 지장이 없도록 보온 조치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작물생산의 에너지원인 햇볕이 모자라면 산업으로서는 실패하게 되어있다. 겨울 온도가 높아서 좋을 것은 없다는 애기다.

난동(暖冬)의 원인은 거의 저기압이 원인이고, 저기압은 구름 낀 날 또는 비가 오는 날씨를 데리고 오기 때문에 일조시간이 줄어들게 돼 있다. 난동은 낮에 햇볕이 적어 시설에 가온을 해야 하고, 작물의 광합성은 저조한데, 가온함에 따라 작물은 웃자라게 되어 작물의 생장률이 떨어진다. 이러한 날씨의 계속은 마침내 채소 값이 올라가고, 채소의 품질마저 떨어지게 되는 원인이 된다.

난동은 월동 농작물에도 피해를 준다. 일평균 기온이 영상 4℃ 이상으로 1주일 이상 경과하여 작물의 생육이 시작되다가, 그 뒤에 다시 겨울 날씨로 돌아오면 치명적인 피해를 받기 때문이다.

엘니뇨는 장마와 같이 해마다 찾아오는 규칙적인 기후 현상이 아니고 2∼7년 주기로 나타나는 불규칙한 자연현상이므로 엘니뇨의 전형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는 엘니뇨 예측과 그에 따른 대책은 중요하다. 그러나 엘니뇨현상에 따른 구체적이고 뚜렷한 기상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한국과 같은 지역에서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국가농림기상센터는 엘리뇨로 인한 난동 현상에 대해, "엘니뇨를 문제 삼는 것은 기상이변에 있으니, 엘니뇨를 포함하는 기상이변의 모든 요인을 종합한 적중률 높은 장기예보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