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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일기형식이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도올의 중국일기4"

▲심양고궁 표지사진 (사진 : 통나무출판사 제공)
▲심양고궁 표지사진 (사진 : 통나무출판사 제공)

[책소개]

이 책은 도올의 중국일기 시리즈(전 6권) 중 네 번째 책으로, 저자 도올 김용옥 선생님이 최근 1년 동안 중국 대학(연변大)의 객좌교수로서 1권에 이어 연변대학에서 중국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내용들과 중국에서의 일상생활 그리고 동북 고도(古都)의 심양지역을 탐색하며 우리 역사의 모든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메이깐커러우삥은 우리나라 호떡 같은 것인데, 그 속에 매실엑기스와 중국 꼬치장, 그리고 고기다진 것을 섞어 넣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호떡과는 달리 직경이 한 30cm 정도 될 만큼 홍두깨로 크게 늘여민다. 그리고 홍두깨로 민 것에 물을 발러 화덕 벽에 철컥 붙이는 것이다. ... 절강특산이라고 하지만 이 화덕방식은 역시 중동에서 실크로드를 통하여 들어온 것임에 틀림이 없다. (22P)

김준혁교수는 학생들 앞에서 중국의 미래가 곧 인류의 미래이며, 중국이 바른 길을 가야만 인류의 소망이 있으며, 그 소망을 중국현지의 역사 속에서 창조하고 계신 도올선생의 연변대강의는 "세계사적 사건"이라고 평했다. 자기는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한국인이 중국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를 실현하고 계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64P)

나는 이것이 고구려의 본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연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이런 광경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광막한 농지에 몇 집이 한 동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 생활터전의 풍요로움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84P)

심양고궁은 약 6만㎡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북경고궁의 10분의 1에 해당되는 작은 규모의 것이다. (153P)

고구려 입장에서 보면 당제국이 오히려 변방국이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중국의 사가들은 이런 말을 당연히 부정하겠지만, 사실 당제국은 고구려제국에 비하면 변방의 약소국이었다....우리는 고구려제국에 대한 진실된 진면목을 "중원중심적사고" 때문에 못 보고 있는 것이다. (239P)

그러나 백암성은 아무도 오지 않는다. 공안公安도 없고, 지키는 사람도 없다. 그야말로 요동벌판에 홀로 서서 우리의 고대사를 마음껏 느껴보고, 자유롭게 상상해보기에 너무도 좋은 곳이다. 백암성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그 누구도 나의 사유를 방해하는 자가 없기 때문에, 보이는 모든 것이 살아있었고 싱그러웠다. (261P)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ㆍ연변생활
ㆍ심양을 가다
ㆍ루쉰 이야기
ㆍ홍타이지와 소현세자
ㆍ심양고궁산책
ㆍ요녕성박물관
ㆍ명명덕 강의
ㆍ백암산성: 당태종, 연개소문, 양만춘
ㆍ대수부 산책
ㆍ장학량: 20세기 고구려패러다임의 등장

출판사 서평

<도올의 중국일기> 2권, 3권을 통하여 저자는 "고구려 패러다임"이라는 고대사 인식의 새로운 관점과 언어로 환인과 집안지역 고구려유적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여기 4권은 다시 연변으로 돌아온 저자의 중국에서의 일상생활이 이어집니다. 중국의 대학생들에게 진정한 학문의 큰 바다를 맛보게 하고, 그곳 식당들과 시장이나 길거리의 풍경들, 연변대학의 교수 학생들과의 만남 속에서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가 그려집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매 순간마다 저자의 인문학적 통찰이 번뜩입니다. 그리고 동북의 고도(古都)인 심양지역을 탐색합니다. 심양 한복판에서 요동의 대지 위에 스쳐갔던 굵직굵직한 인간들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에도 고구려패러다임에 의한 역사인식은 계속됩니다. 고구려 패러다임은 우리의 고대사뿐만이 아니라 중국의 현대사까지도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야 그 역사에서 우리에게 의미 있는 가치가 드러납니다. 현재의 중국이 새롭게 이해됩니다.

이 4권에는 연변대학에서 강의하는 내용의 일단이 소개됩니다. 어떻게 주체적인 자기 생각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중국고전들을 읽어야하는지? 라는 문제에서 도올의 한문해석학이 설파되고, 현대서양철학의 핵심이 소개됩니다. 니체와 프로이드, 브로델의 장기지속, 소쉬르의 언어학,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 서양철학의 20세기 사유들을 듣고 읽는 이의 손에 쥐어주듯이 설명됩니다. 우연한 기회에 이러한 저자의 강의 현장을 목격한 김준혁 한신대학교 역사학교수는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중국의 미래가 인류의 미래이며, 중국이 바른 길을 가야만 인류에게 희망이 있다는 당신의 소망을 중국현지의 역사 속에서 창조하고 계시는 도올 선생님의 연변대강의는 '세계사적 사건'이며, 한국인이 중국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최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리고 요동으로 시야를 옮깁니다. 저자는 요동의 중심도시 심양을 방문합니다. 심양지역에 켜켜이 쌓여있는 우리 역사의 모든 이야기들이 꺼내집니다. 요녕성 박물관에서 중원의 하ㆍ은ㆍ주 문명보다 앞선 홍산문화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병자호란 때 청태종 홍타이지의 볼모가 되어 심양에 온 비운의 황태자 소현세자의 자취를 더듬어봅니다. 소현세자는 청나라의 실력자 도르곤과 함께 산해관을 넘어 북경의 자금성에 입성합니다. 그는 청이 명의 뒤를 이어 중원전체를 장악하는, 천하의 주인이 바뀌는 그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세계인식에 눈뜨고, 심양생활에서 많은 걸 준비한 그는 조선사회에 귀중한 변혁의 씨를 뿌릴 수 있었습니다. 소현세자의 비극이 결국 조선의 비극으로 끝이 났습니다. 저자는 백암성에 우뚝 서서 요동벌을 굽어보며 고조선과 고구려를 생각합니다.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고구려용사들의 함성을 듣습니다. 피할 수 없는 라이벌 연개소문과 당태종과의 동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벌이는 세기의 대결, 안시성대첩으로 끝난 고구려 당나라 전쟁을 박진감 있는 문장으로 서술합니다. 그 전쟁터가 요동의 벌판이었습니다.

심양의 장수부를 둘러보는 자리에 중국역사상 한 인간의 매력으로서는 가장 위대한 인물 장학량이 드디어 이 책에 등장합니다. 여기부터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다음 5권에도 계속됩니다. 밑바닥에서 올라와 동북3성의 제왕이 된 장작림과 그의 아들 장학량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20세기 중국현대사의 드라마가 <삼국지연의> 이상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우리의 독립전쟁의 역사와 굽이굽이 얽혀있고 다양한 영웅호걸이 각각 그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뽐냅니다. 고구려패러다임의 관점에서 중국의 역사를 우리가 자신 있게 기술할 수 있음을 이 책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자소개

김용옥
도올 김용옥은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이다.
그는 최근 중국사회에서 중국의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데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 책(도올의 중국일기, 전 6권)은 그의 새로운 지적모험의 여정을 일기체로 수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