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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대북방송에 요란한 생일 맞았다...행사 비용 알아보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2014~2016년 신년사 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2014~2016년 신년사 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아마도 생애 중 가장 시끄러울 생일을 맞게 되었다.

AP통신은 "한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보복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며 "북한은 이를 심리전으로 여기기 때문에 격분해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특히 이날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의 생일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반응이 더욱 가혹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정은이 4차 핵실험으로 온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문자 그대로 볼륨을 높여 반응했다"며 "유엔의 대북 제재를 비롯한 다른 조치들이 김정은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괴롭히는 유일한 것이 대북 방송"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빅뱅의 '뱅뱅뱅'과 같은 최신 K팝부터 '저승사자'(death angel)에 대한 애절한 노래인 이애란의 '백세인생'까지 담겼다"며 아리랑의 후렴구를 딴 '백세인생'의 가사를 자세히 소개했다. AP통신도 "한국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이나 경제난, 인권 유린 등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고유의 자생 무기인 'K팝'까지 담긴 대북 방송으로 숙적을 괴롭히려 하고 있다"며 방송에 담긴 노래들을 소개했다. 해비버스데이 투유 까진 아니지만, 나름대로 생일 축하 노래인 셈이다.

김정은은 선대인 김일성, 김정일과 달리 자신의 생일을 명절로 선포하지 않았으며, 대외적 행사도 벌이지 않고 당 내부 차원 기념행사만 진행했다. 북한 당국이 3대 세습에 대한 거부감과 김정은이 아직 주민들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과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은 연중 가장 큰 명절로 취급하고 있다. 단순히 휴일로 여기는 것뿐 아니라 소비품에 대한 배급까지 늘려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각종 기념행사와 충성 모임이 열리고, 예술 공연이 장기간 진행되며, 직장-학교별 체육대회도 열린다. 체제 선전용 현대식 악단인 모란봉악단은 이 시기에 맞춰 장기 전국 투어를 하기도 한다. 평양에선 '4월 봄 예술축전', '군 열병식'등 대규모 행사가 열리며, 당과류 등의 선물 전달식이 열리고, 학생들 교목도 지급한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자신의 행일 행사를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가 비용 문제 때문이라 진단하기도 한다. 지난 2012년 북한이 태양절을 맞아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에 요구한 금약은 현금 137억 원에 달했으며, 불꽃놀이 행사를 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190억 원이었다고 알려졌다. 이외에도 군 열병식,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산 건립에 1500억 원이 들어갔으며, 평양 도심 리모델링 사업엔 9,400억 원, 류경호텔 개보수 작업에 2,400억 원이 투입되었다. 중국산 옥수수 340t을 구입하면 북한의 식량부족분을 길게는 8년 동안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