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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분기 성장률 2014년 이후 최저치, 저유가·고용개선에도 소비자들은 지갑 닫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었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간 기준 0.5%에 그쳤다고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애틀란타 연준이 예상한 0.3%의 성장률보다 높았지만 기대 시장 기대치에는 못미쳤다. 시장은 0.6~0.8%의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2014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수요 부진과 기업 투자의 급격한 축소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연초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국의 경제활동이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찾기 시작하면서 여건이 다소 개선됐다.

미국은 해외 수요 부진에다 달러 강세로 수출이 2.6% 감소해 성장에 타격을 입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기업 지출도 줄었다. 특히 광산과 유전 개발 지출은 1분기에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기업 투자의 감소는 에너지 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석유와 가스 업체가 사용하는 장비를 생산하는 분야에도 불똥이 튀었다.

저유가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개인 소득이 늘었지만 소비자 지출 증가세는 꺾였다. 개인 저축률은 5.2%로 증가했다.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라보르그나는 "지난해부터 성장 둔화가 계속되고 있어 이번 분기만의 현상이 아니다"라면서 "취업자가 많이 늘었고 에너지 가격이 낮았는데도 소비자들이 지출을 많이 늘리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미국의 성장률 부진은 세계 전역의 둔화와 때를 같이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들어 또다시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일본은행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일본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에서 노동시장의 호황과 낮은 경제성장률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수수께끼'가 연준의 금리 결정을 더욱 고민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기업들의 이익은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장 기간이다.

WSJ에 따르면 톰슨로이터는 1분기 S&P 500 기업들의 전체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6.1%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기업을 빼더라도 순이익은 0.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P 500의 10개 업종 가운데 7개 업종에서 순이익이 정체되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