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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비친 현대상선, 아직 넘어야할 파도많아

현대상선이 밝은 전망을 나타내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험난하다.

현대상선은 현재 해외 선주들과 벌이고 있는 용선료 인하 협상이 큰 진전을 보이며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1일 개최된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채무 재조정 안건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됐다.

채권단이 6천84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포함한 조건부 채무 재조정을 앞서 결의한 만큼 용선료 협상 타결과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도 결론에 이르면, 유례없이 복잡한 구조라던 현대상선의 구조조정은 성공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조조정이 개시되더라도 앞으로 넘어야할 파도가 많다.

먼저 최근 재편이 이뤄진 글로벌 해운동맹에 잔류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새로 결성된 제3의 해운동맹체(THE 얼라이언스)에 현대상선이 제외됐지만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합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내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G6 해운동맹 회원사 정례회의에서 새로운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하기 위해 일부 선사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해운동맹 잔류에도 성공한다면 구조조정의 궁극적인 목표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현대상선은 부채비율을 200%대 수준까지 낮춰 정부가 조성한 12억달러(1조4천억원) 규모의 선박펀드를 지원받아 대형 컨테이너선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비용 절감을 위해 허리띠도 더 졸라매야 한다.

현대상선은 28.4%를 목표로 용선료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협상 과정을 거치며 이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합의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용선료가 30% 인하되면 2천100억원의 컨테이너선 운항원가를 절감할 수 있으며, 20% 인하되면 1천400억원 절감할 것으로 분석된다.

재무구조가 정상화되고 영업이익이 안정화되면 한진해운과의 합병논의도 다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선사와의 경쟁력을 고려하면 채권단이 관리하는 양대 선사의 합병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며 "다만 그 이전에 양사가 수익을 내는 정상화 궤도에 올라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