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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 원-달러 환율 30원대 급등···전문가들 1,200원대 전망 내놔

영국이 유럽연합(EU)를 떠나면서 외환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24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확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30원 가까이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브렉시트 충격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한동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179.9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29.7원 올랐다.

0.2원 내린 1,150.0원으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개표 초반 현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오르내리기를 반복했다.

오전 10시 이후 탈퇴 쪽이 우세를 보이면서 장중 내내 상승세를 지속, 1,180.3원으로까지 고점을 높였다.

1,180원선 위로 상승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과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이 작용해 1,180원대 안착에는 결국 실패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배경은 브렉시트 가시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때문이지만, 시장이 브렉시트 현실화 기대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상태여서 투표 결과에 따른 충격이 컸다.

이날 종가는 지난 3일(종가 1,183.6원) 이후 20일 만의 최고치여서 레벨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하루 만에 30원 가까이 올랐다는 점에서 충격이 배가 됐다.

하루 변동폭은 최대 33.20원을 나타내 지난 2011년 9월 23일 46.00원 이후 5년 가까이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엔화는 가치가 급등해 한때 달러당 100엔선이 잠시 무너졌다가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안정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오후 들어 달러당 102원대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달러화에 견준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급락을 거듭했고, 원화를 포함한 신흥국 통화는 달러화 대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외환시장이 충격에 휩싸이자 당국도 대응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가용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외환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다음 주까지는 브렉시트 영향으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달러당 1,200원선까지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