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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후폭풍·부실채권에 휘청이는 유럽은행···도이체방크 주가 사상 최저치 추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초저금리의 영향으로 유럽 주요국 은행들이 휘청이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크레디트스위스(CS) 등 주요국 은행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고, 이탈리아 은행은 부실채권이 산적해 유럽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이후에 유럽이 살아남으려면 은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상장된 도이체방크 주가는 장중 11.33유로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도 9.92스위스프랑으로 거래를 마쳐 종가가 처음으로 10스위스프랑을 밑돌았다고 마켓워치 등이 보도했다.

이외에도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의 주가는 6.1%, 로이드는 6.8%, 바클레이스는 3.1% 하락 마감했다. 스페인의 방코 포풀라르 주가는 4.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의 코코본드 가격은 76센트로 떨어져 지난 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은행권이 일제히 출렁이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면서 은행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데다가 브렉시트 결정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어센도 마켓의 오거스틴 이든 애널리스트는 "은행권의 전망이 너무 어둡다"며 "브렉시트 이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가 앞으로도 장기간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유로존과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브렉시트 때문에 빨리 이뤄질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이탈리아 은행은 부실채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층 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는 지난 4일 ECB가 부실채권(NPL)을 줄이라고 권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가 사흘 만에 26.5% 하락했다.

현재 이탈리아 정부와 유럽연합은 은행 구제금융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지만 채권자 손실부담 문제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ECB의 청산 규정에 따라 자국 은행권의 예비 재자본화(precautionary recapitalization)를 원한다는 입장이다. 구제금융 규모는 최대 50억 유로를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재자본화 과정에서 채권자가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ECB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한편 레자 모가담 모건스탠리 부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문을 싣고 "브렉시트 상황에서 유럽이 살아남으려면 은행부문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의 투자금을 받아 유럽자산관리회사(EAMC)를 만들고 은행의 부실채권을 사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모가담 부회장은 제안했다.

그는 "유럽에 은행연합을 설립해야 한다"며 "은행의 위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채 위험만 나누려고 하려고 한다면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채권국에서 반발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