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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車·현대重 동시파업, 오늘 하루 차량 6,200여대 생산 차질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며 현대중공업 노조가 나흘째 파업을 벌인 22일 오전. 울산본사 노조 사무실 앞 도로에는 2,500여명(회사 추산)의 근로자들이 모여 "구조조정 반대, 고용안정 쟁취"를 외쳤다.

이날 오전 9시부터 7시간 파업에 돌입한 조합원들은 머리에 '단결투쟁'이 적힌 붉은 띠를 매고 회색 작업복 위에 남색 노조 조끼를 입은 채 뜨거운 햇살에 달궈진 도로 위에 앉았다.

근로자들은 민중가요와 투쟁가가 나올 때마다 '구조조정 박살 내자', '16(2016년) 투쟁 승리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풍선 봉을 '탁탁' 맞부딪치며 파업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무대에 오른 백형록 현대중 노조위원장은 "승리가 멀지 않았지만, 현장에선 믿음이 안 가는 조합원도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회사와 적당히 합의해서는 생존권을 지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회사는 우리를 물건 버리듯 하고 있다"며 "올해 투쟁에서 회사의 잘못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후 조합원들은 '함께 살자'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공장 내 도로를 따라 곳곳을 돌며 파업의 정당성을 알렸다.

공장마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조합원이나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용접하는 모습이 조합원의 파업 시위 행렬과 대조를 이뤘다.

조합원들은 50분가량 행진한 뒤 회사 본관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한 후 흩어졌다.

회사는 전체 원·하청 생산직 근로자가 4만여 명이어서 이날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었다고 밝혔다.

현대중 노조와 동시 파업 중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조 근무자(1만5천여 명)들이 6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2조(오후 출근조) 근로자들은 전면 파업에 들어가 이때부터 생산라인이 완전 멈췄다.

현대차는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에 부품을 올려 놓고 단계적으로 조립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구조여서 일부 조합원이 일을 하지 않으면 자동차 생산이 중단된다.

울산공장 일부 조합원들은 전세버스 50여 대에 나눠타고 이날 현대기아차그룹 연대파업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본사로 떠났다.

현대차는 이날 하루 차량 6,200여 대(1천300억원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