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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식재료·입찰담합…'맛없는 학교급식' 이유 있었다

학교급식의 납품 과정을 보면 생산부터 유통, 소비단계까지 '총체적 부실' 그 자체였다.

위생불량 식재료가 버젓이 유통이 됐고, 업체들은 입찰담합을 통해 급식 사업권을 따냈다.

또 학교 측은 식재료 업체로부터 상품권 등의 리베이트를 받는 등 학교와 업체 간의 유착비리도 드러났다.

정부는 23일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6회 법질서·안전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학교급식 실태점검 결과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4월부터 7월까지 처음으로 학교급식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 소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점검해 677건의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

먼저 생산·유통 과정을 보면 추진단은 전국 식재료 생산농가와 가공·유통업체 2천415개 업체를 조사해 13개 시·도에서 129개 업체, 202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추진단은 이 가운데 45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157건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진행하고 있다.

주요 비위유형을 보면 ▲식재료 위생관리 문제 68건 ▲유통기한 경과 등 품질기준 위반 118건 ▲입찰담합 등 식재료 유통질서 문란 16건 등이다.

추진단은 또 소비단계에 대한 점검을 위해 법령 위반이 의심되는 초·중·고교 274개를 선정해 조사를 벌인 결과 471건의 비위 행위를 적발하고, 관련자 382명에 대해 징계 절차 등을 진행 중이다.

주요 유형을 보면 부적절한 수의계약 등 계약법령 위반이 220건(46.7%)으로 가장 많았고, 예산 부당집행 132건(28.0%), 식재료 검수 등 위생·안전 관리 부실이 119건(25.3%) 등이었다.

추진단은 또 학교급식 가공품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동원·대상·CJ프레시웨이·풀무원의 자회사 푸드머스 등 4개 대형업체들이 최근 2년6개월 동안 전국 3천여개 학교의 영양교사 등에게 16억원 상당의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등 학교와 업체간 유착 의혹도 확인했다.

추진단은 이번 회의를 통해 개선방안도 발표했다,

정부는 먼저 내년 상반기 중에 학교급식 전용 사이트를 만들어 ▲학교별 급식 만족도 평가 결과 ▲위생·안전점검 결과 ▲급식비리 등 학교급식 운영 실태를 공개하기로 했다.

또 식재료 위생관리를 위해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식재료 소독증명서 발급 현황과 식재료 업체의 직원 관리 실태 등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특히 반복적으로 위생 기준을 위반한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 참여제한 기간을 늘리는 등의 제재방안을 강화할 방침이다.

식재료의 위생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검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보급하고, 학교 내부의 관리·감독 기능도 강화하는 한편 시·도별로 10명씩, 모두 17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 학부모 급식 모니터단'을 구성해 실태점검에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식재료 공급업체의 입찰담합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입찰비리 관제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이미 구축된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에 학교급식 불성실 공급업체 신고센터를 신설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