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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행 여부 오늘 결정···"현재까지 변화없다"

30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여부가 최종 결판난다.

한진 측이 지난 26일 제시한 부족 자금 조달방안에 채권단이 미흡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이후 양측 사이에 추가적인 제안이 오가지 않아 법정관리로의 전환이 임박한 분위기다.

30일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의 말을 종합하면 산업은행은 이날 오전 중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한진해운 처리 방안에 관한 의견을 모아 이르면 이날 오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산은은 한진그룹이 제시한 부족 자금 조달방안을 토대로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절차(자율협약)를 지속할지를 결정하는 안건을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제시한 뒤 30일까지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채권단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일반 시나리오에서 내년까지 1조∼1조3천억원, 운임이 현재보다 하락하는 최악의 경우 1조7천억원까지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한진그룹은 25일 한진해운 최대 주주(지분율 33.2%)인 대한항공이 4천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추가 부족자금 발생 시 조양호 회장 개인과 기타 한진 계열사가 1천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내용의 부족자금 조달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진 측은 자구안 제출 당시 올해 말로 예정했던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제안을 채권단에 추가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유상증자 시기 조정 얘기가 나온 것은 맞지만 채권단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까지 추가적인 기류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자구안의 자금 조달 규모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므로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일부 은행은 한진 측이 제시한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다른 은행들의 동의와 한진그룹 측의 추가 자구노력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채권단 한 관계자는 "채권단 의견 수렴 과정에서 조건부 동의란 그 의견이 통과 여부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지 않는 이상 통상 반대 의견으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행이 산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채권단이 의사결정을 미룰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전날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열린 '해상수송시장의 건전한 발전방안' 정책세미나에서 "한진해운을 일개 개인회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동성을 공급해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파산 절차를 밟으면 국가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17조원에 이를 것이란 해운업계의 분석까지 나오면서 정부와 채권단이 의사결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채권단이 의사결정을 미룰 만한 상황 변화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