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최저치로 내려갔는데 증권사는 대출금리 올렸다

증권사들이 주식 시장 호황을 틈타 이자놀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기준금리가 2%포인트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오른 것.

2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2012년 7월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사상 최저인 1.25%로 낮췄지만 같은 기간 위탁매매 상위 10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8.13%에서 7.95%로 0.18%포인트 떨어졌다

기준금리는 떨어졌지만 대출금리가 올라간 사례로는 ▲2013년까지 7.3% 금리를 적용하던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0.2%포인트 오른 7.5% ▲개인투자자가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도 2014년 10%에서 지난해 10.2%로 금리를 올렸다. 키움증권의 금리는 이들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은 4년간 8%로 금리를 고정해오다 지난해 8월에서야 7.7%로 0.3% 포인트 낮췄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평균금리가 2012년 7.3%에서 올해 6.3%로 1%포인트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증권은 5.5%이던 주식담보대출 금리를 지난해 8월부터 7%로 올려 받고 있다.

증권사들은 은행과 증권사의 조달비용이 다르다는 점을 높은 금리의 이유로 들고 있지만 증권사 신용대출의 경우 고객이 매수한 증권이 담보물이 되고, 대출액 대비 담보 비율이 140% 밑으로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받거나 고객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보다 손실 위험이 낮다.

제 의원은 "증권사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지 않고 고객들이 누려야 할 혜택을 독차지했다"며 "금융감독 당국이 금리 산정 기준 정비를 포기한 것은 대출금리 감독을 포기한 것으로, 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이 금리 인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