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미스터 엔' 日 전 재무관 "엔화 강세 서서히 이어져···내년에 달러당 90엔 다다를 것"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26일 엔화 강세가 서서히 이어져 내년에는 달러당 90엔에 다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이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일본 엔화가치의 상승은 자연스러울 따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사카키바라는 1990년대 재무성 재무관으로 재직할 당시 엔화 환율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올해 들어 엔화가 추가 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던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와 달리 엔화가치가 달러당 120엔에서 100엔 이하로 급등하리라는 것을 정확히 예측했다.

그는 "엔화가치는 천천히 상승해 내년 말이면 달러당 90엔선을 찍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가치는 일본은행이 지난 21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향후 금융정책의 초점을 통화량에서 장단기 국채금리 격차관리로 전환한다고 밝힌 뒤에도 약세로 전환하기는 커녕 하루 만에 달러당 100.10엔선을 찍은 뒤 100엔선에서 위태롭게 움직이고 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후 3시 52분 현재 엔화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0.47% 하락한 달러당 100.55엔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가치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달러당 99.02엔까지 급등한 뒤 3~4차례에 걸쳐 장중 100엔선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엔화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19% 상승해 선진국 통화 중 가장 절상 폭이 크다.

사카키바라는 "당국이 환율에 대한 통제권을 잃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2013년 이후 실시한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공격적 금융완화 정책은 효과적이며, 달러당 95∼100엔선의 환율은 일본 경제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엔화 강세가 가속화해 달러당 90엔이 깨지고 80엔을 찍을 경우 미국과 공동개입에 관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