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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가습기 살균제 치약, 인체 유해성 거의 없어"···문제 원료 사용 업체 조사 확대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문제 물질이 치약에도 함유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폐로 흡입했을 때와 달리 삼키거나 점막으로 흡수했을 때는 유해성이 미미하다며 지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29일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국산 치약에서 발견된 가습기 살균제 화학물질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은 구강 점막을 통해 흡수하거나 삼켰을 때의 유해성이 거의 없다.

CMIT/MIT는 화장품 등을 오랫동안 잘 보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보존제로 주로 쓰인다. 화장품에는 수용성 물질과 지용성 물질이 잘 섞이도록 촉진하는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데, 계면활성제와 함께 있어도 살균력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CMIT/MIT는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면 화학 성분이 들러붙어 호흡곤란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그러나 피부·구강의 점막을 통해 흡수됐을 때, 혹은 삼켜서 소화기를 통해 흡수됐을 때는 흡수량이나 인체에 작용하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식약처는 "치약에 함유된 성분이 구강의 점막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는 경우, 또는 실수로 삼킨 경우에는 인체 유해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치약에서 발견된 CMIT/MIT의 양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많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회수된 치약에 포함된 CMIT/MIT 성분은 0.0044ppm 정도로, 실제 제품에서는 검출하기도 어려운 정도의 극미량이다. 유럽의 사용 기준(15ppm)에 비해서는 3천409분의 1 수준이다.

식약처도 해당 업체가 생산한 제품에 CMIT/MIT가 얼마나 섞였는지 등을 계산해 함유량을 파악했다.

유럽 소비자과학안전위원회(SCCS)는 치약에 해당 물질이 15ppm으로 유럽 기준의 한계치까지 포함됐다 해도 인체에는 안전하다고 2009년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치약이 CMIT/MIT 성분을 사용할 수 없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됐다.

식약처가 규제하는 의약외품은 '내용제', '외용제', '치약제' 등 3분류로 나뉜다. 미국·유럽과 달리 치약제를 따로 분류한 것은 입안에 직접 쓰는 제품인 치약의 관리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화장품은 씻어낼 수 있는 '외용제'로 분류돼 CMIT/MIT 성분이 15ppm까지 허용된다.

만약 치약이 해외에서처럼 화장품으로 분류됐다면, 치약 회수는 발생할 수가 없다.

실제로 미국은 CMIT/MIT가 치약에 자유롭게 쓰이고 있다. 유럽에서도 씻어내는 제품에 15ppm까지 비교적 여유 있는 규제가 설정돼 있다.

식약처는 아모레퍼시픽이 해당 치약을 제조할 때 사용한 원료가 다른 업체 30여곳에서도 쓰인 것으로 보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