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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첫 국채 발행…저유가에 구조개혁 시동

저유가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상 처음으로 국채발행에 나선다. 사우디가 국제 자본시장에서 돈을 빌리는 것은 유례없는 일로 석유 이외의 수입원을 확보해 경제를 다각화하려는 경제 계획의 하나로 평가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고위 관료들은 지난 주부터 국채 발행 홍보를 위해 투자자들을 만나왔다. 사우디 측은 5년물, 10년물, 30년물 수익률이 동일 만기 미국 국채보다 각각160bp(1bp=0.01%), 185bp, 235bp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채 발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사우디 고위관료들을 만난 한 투자자는 "사우디 고위관계자들은 재정개선 조치들에 대한 정치적인 여파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이들은 당장 내년에 재정균형을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라는 입장을 피력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관계자들이 정치, 사회적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제롬 오드랑 UBS자산관리 신흥시장 애널리스트는 최근 "사우디가 2020년까지 균형재정을 이루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수년간 재정이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 사우디는 현재 보조금 등을 삭감하고 있으며 오는 2018년에는 부가가치세(VAT)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된 탓에 지난해 사우디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6%인 1000억달러(약 113조원)에 달했다. 이는 주요 20개국(G20)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경제성장률도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5년 국내총생산의 15%에 도달한 막대한 재정적자 때문에 사우디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에 사우디 정부는 석유·유틸리티 보조금 삭감, 정부사업 취소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우디는 오는 2020년까지 재정 균형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국채발행도 이같은 계획 중 하나다.

한편 사우디를 비롯해 저유가 때문에 곳간이 빈 중동 산유국들은 국제 채권시장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카타르는 지난 6월 중동 국가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90억 달러의 국채를 발행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때 수요는 230억 달러에 이르렀다. 아부다비는 지난 4월에 50억 달러의 국채를 발행했으며 두바이도 올해 안에 국제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또 바레인과 함께 걸프 국가들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으로 가장 타격이 컸던 오만은 10억∼20억 달러의 국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