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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 무너진 교회와 문화재들...경악한 이탈리아

이탈리아 중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주요 문화재를 잃은 이탈리아가 충격에 빠졌다. 30일(현지시간) 36년만에 강력한 지진이 강타했지만 나흘전 발생한 지진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만 고대 로마 성벽, 고딕·바로크 양식의 성당들, 수백 년 된 미술 작품들이 무너져 내리거나 그 잔해에 깔리면서 '이탈리아의 정체성'이 타격을 받았다고 이날 AP 통신은 전했다.

지진이 발생한 아펜니노 산맥 지역은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이 맞물려 유럽에서 지진 위험이 가장 큰 곳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예술적 유산이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진앙에서 불과 6㎞ 떨어진 움브리아 주 노르차에서는 성 베네딕토 대성당 등 교회 건물 2곳이 파괴됐다. 매년 5만여명의 순례객이 찾는 이 대성당은 수백 년 동안 수십 차례의 지진을 견뎌 왔지만, 이번 지진에는 건물 정면의 파사드만 남긴 채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15세 프레스코화로 유명한 성 마리아 아르젠테아 성당도 건물 정면의 파사드 일부와 탑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구조물은 무너져내렸다.

15세기 건물인 성 아고스티노 성당도 붕괴했다. 로마의 4대 성전 중 하나로, 4세기 이래 가톨릭 성지인 성 바오로 대성당의 건물 외벽에 금이 가 점검을 위해 수 시간 동안 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17세기 건축물인 성 이보 알라 사피엔차 성당의 지붕에서도 균열이 발견됐다.

동부 마르케 주의 해안도시 안코나의 중세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 예시의 성 요세프 교회도 지붕이 함몰되고 균열이 발견됐으며, 같은 주 톨렌티노의 성 카네르보 성당과 성 니콜라스 대성당에서도 눈에 보이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전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이런 연쇄 지진으로 "(국가의) 영혼이 흔들렸다", "이탈리아의 정체성이 현재 위험에 처해있다"며 무너진 주택과 교회 등을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