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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딜레마에 빠진 부동산대책

정부는 11월 3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과열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책목표일 것이다. 들리는 소식통에 의하면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연장, 분양권 재 당첨권 제한, 1순위 자격강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투기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특정지역에 대한 이런 규제강화는 집값안정과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의 방지를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공공정책은 그 정책의 목표뿐만 아니라 관련 정책에 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며 규제정책의 경우 그 정책의 효과성뿐만 아니라 전체로서의 형평성을 동시에 감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한국경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제조업은 마이너스 성장상태에 빠져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떠받치고 있는 수출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택시장의 호황 덕분에 금년 경제는 그나마 2%대로도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판국에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로 부도산시장의 경기마저 죽어버리면 한국경제의 전반적 분위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잘 못하면 겨우 숨 쉬고 있는 경기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마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지금 우리나라는 주택시장에 대하여 규제를 하기도 어렵고 안 할 수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하여 있다. 말하자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정책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다.

투기지역이라고 해서 특정지역에 한정하여 규제를 하게 되면 두 가지 차원에서 정책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나는 비 규제지역과의 형평성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규제로 인한 파급효과에 관한 문제이다. 투기현상의 정도는 그 경계를 명확하게 긋기가 쉽지 않다. 강남3구에 재건축에 대한 투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동별로 차이가 많고, 인근구의 특정 동에서 그런 현상이 일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규제 대상지역의 선정은 형평성 차원에서매우 신중하게 설정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특정지역에 규제를 강화하면 부근의 비 규제지역으로 투기가 옮겨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소위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룩해지는 풍선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만약 그런 현상이 발생하면 규제정책은 수기의 목적으로 달성하기가 어렵게 되고 역시 규제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래저래 부동산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한 이번의 규제정책은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한국경제상황을 충분히 감안하여 판단되어야 하고, 나아가서 정책효과의 형평성과 부작용도 동시에 고려하여 그 내용을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럴 때는 정책딜레마를 해결하는 중도의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