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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여전히 불확실성 많아···정책적 모순 탓 불안감 높아질 것"

지난 6월 시장의 예상을 깨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된 것에 이어 올해 또다른 글로벌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시장의 예상을 또 다시 무너졌다.

이에 따라 아시아 증시와 외환시장이 요동치며 폭락하는 등 '트럼프 쇼크'에 따른 충격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 모습을 나타냈다. 반면 유럽과 뉴욕 증시는 개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트럼프가 당선 연설에서 내놓은 '통합'의 메세지를 바라보는 가운데 재정확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일제히 반등하며 상승 마감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후 아시아 증시 하루 만에 급등하며 전날 하락폭을 모두 만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빠른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도쿄 증시의 닛케이는 전날 5% 하락폭에서 반등하며 장 중 7%까이 오르는 등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피도 전날 '트럼프 당선' 현실화 가운데 1,930선까지 추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단 하루 만에 2,000선을 회복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그 밖에 대만과 홍콩, 중국 증시 등도 일제히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불확실성'에 빠질 것만 같았던 시장들은 오히려 트럼프를 악재가 아닌 호재로 받아들이는 듯 했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놓은 금융 규제 완화와 제약업계의 제품가격 자율화 등을 비롯해 인프라 투자와 감세 등 공격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며 지수를 일제히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유럽증시와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00% 상승한 6,911.84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각각 1.56%와 1.49% 상승 마감했다.

범 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0.98% 상승한 3,053.15를 기록하며 장을 종료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6.95포인트(1.40%) 오른 18,589.69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70포인트(1.11%) 높은 2,163.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에 57.58포인트(1.11%) 오른 5,251.07에 장을 종료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다시금 고개를 들며 10일(현지시간) 유럽증시는 장 중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끝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도 금융주와 제약주가 수혜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가운데 다우가 18,800선에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나스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비교적 예상 가능했고 잘 정돈되어 있던 힐러리의 공약과 달리 트럼프의 공약은 불분명한 것 뿐만 아니라 상호 모순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실제 어떠한 방향으로 정책이 이어질 지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부분이 '트럼프 당선'에 따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과 멕시코에게 부과하겠다고 한 보복관세나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등에 대한 부분들은 사실상 정책으로서 실행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

또한 트럼프가 인프라 건설 및 감세 등 재정확대 정책들은 상당 규모의 재정적자를 필요로 하는데 이에 대한 규모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양극화 해소를 내걸며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한 반면 양극화의 또 다른 한 축인 거대 금융기관과 부유층에 대한 규제는 폐지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이렇게 내놓은 공약들은 다듬어지고 정책으로 시행되기까지 상당한 마찰이 불가피하고 시간도 많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이코노미스트는 " 연말까지 트럼프의 예비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내용이 취합될 수도 있지만 내년 내내 이 정책들의 수립 과정에서 상당한 불안감이 팽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이코노미스트는 "실제 시행되는 정책도 대선기간의 공약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역시 이번 트럼프 당선에 절대적인 기여를 한 지지자들의 기대와 배치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불안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