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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에 200만표 뒤진 트럼프의 전국 득표율, 취임에 변수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전국 득표율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비해 200만 표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간접선거제도를 채택하는 미국은 각 주의 표를 많이 확보한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독식하는 승자독식제도를 채택해 전국 득표율에서 뒤져도 선거인단 확보로 당선된 사례가 여럿 있다.

선거 분석 매체 '쿡폴리티컬리포트'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오전 현재, 대선 전체 득표에서 클린턴은 6천422만여 표, 트럼프는 6천220만여 표를 얻어, 클린턴이 200만 표 이상 앞섰다고 폴리티코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클린턴은 지난 8일 대선 득표에서 100만 표가량 앞섰으나, 당락을 결정하는 선거인단(538명) 확보에서는 트럼프가 과반인 290명을 차지해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클린턴은 232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개표가 진행될수록 두 후보 간 표차는 더 벌어져, 지난 15일 150만 표를 거쳐 이날 200만 표로 확대됐다.

이 기록으로 클린턴은 역대 대선에서 가장 큰 격차로 전체 득표에서 앞고도 대선에서 패배한 후보로 기록됐다.

미국 대선의 투·개표는 주별로 절차와 방식이 다르고, 일부 주에서는 인력과 비용 문제로 인해 개표에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당시에도 클린턴 지지자들은 그가 트럼프보다 더 많은 '일반 투표(Popular vote)'를 얻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거인단제도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계기로 그 목소리가 다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일부 컴퓨터 공학자들은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3개 주의 전자투표에 대한 해킹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 대한 재검표를 요구와 관련 자료를 클린턴 측에 제출했다.

또한 러시아의 해킹 개입 가능성을 제시한 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이 개입해 해낸 것에 대해 철저하고 공개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선거 결과 그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규명하자는 것"이라는 공개 서한을 의회에 보냈다.

하지만 클린턴 측은 지지자들의 재검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여론조사에 대한 조작 의혹을 제시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후보시절 발언을 비난한 바 선거결과에 대한 조작 의혹을 섣불리 꺼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에게 전체 득표에서 53만 표 가량 앞섰지만, 확보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배했다.

미국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아동보호기금 행사에 참석, 강연을 위해 연단으로 걸어나가는 모습.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