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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잃은 금값, 달러화·금리 급등에 추락···"온스당 1,000달러 까지 하락해도 놀랍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미국의 국고채 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연일 치솟는 반면 날개를 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금값은 연일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21.90달러(1.81%) 내린 1,189.3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2월 10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1,200달러선이 무너졌다.

한 때 금값은 트럼프의 당선이 현실화되면 1,5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었다.

지난 9일(한국시간) 미국 대선 개표가 한창 벌어졌던 당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승기를 잡는 모습을 보이면서 금값은 장 중 온스당 1,300달러 선을 돌파하는 등 장 중 3%넘게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낙폭을 줄여 당시 1,276달러에 마감했던 국제 금값은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결국 1,200선마저 내주고 말았다.

금값의 이러한 하락 배경엔 달러화 강세가 자리잡고 있다. 통상적으로 금값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왔다.

달러화는 트럼프의 재정확대 정책 기대감 가운데 연일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또한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이 사실상 확정된 것도 달러화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시장에 선반영되어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금리인상은 달러화 가치 상승을 이끌 주요 재료 중 하나다.

유로화, 엔화, 스위스 프랑 등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 102.05까지 고점을 높이며 102선을 돌파하는 등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달러화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고채 금리 상승세 또한 기세가 만만치 않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4%까지 오르며 지난해 여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민감하게 보여주는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1.15%까지 올라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트럼프 효과' 가운데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심을 완화시킨 것도 금값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추수감사절로 인해 뉴욕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그간 뉴욕 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나란히 경신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뉴욕증시 3대 지수인 다우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S&P 500 등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2 거래일간 사상 최고치를 나란히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다우는 사상 첫 19,000선 고지를 돌파했고, S&P 500도 2,200선에 올라섰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값의 추가하락을 예상했다. 대선을 앞두고 금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불과 3주가 채 안된 시점에서 180도 뒤바뀐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는 것이 금의 매력을 낮추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로빈 바르 금속리서치 헤드는 미 대선 후 기간이 "금에는 상당히 끔찍한 시간이었다"다고 말했다.

CNBC에 출연한 파이퍼제프리의 크레이그 존슨 기술적 분석가는 "추가 하락 여지가 남은 것 같다"면서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까지 하락해도 놀랍지 않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어 크레이그 분석가는 이다음 주요 지지선은 1,000~1,050달러가 될 것이라면서 "안도 랠리가 나타나면 금 보유를 줄이기 위해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