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후 서울에 아파트 한채 마련하려면...최소 12년

결혼을 한 20~30대의 서울 아파트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서울에 평균 수준의 아파트를 마련하는데 짦게는 12년, 은행 대출이 없다면 38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71만원이였다.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한국감정원)은 5억5480만원으로 단순 계산으로 12년 6개월을 모아야 아파트 한채를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단순한 산술적인 계산이기때문에 현실성과는 거리가 있지만 20∼30대 가구주가 서울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점점 길어지는 추세라는 점이 문제다.

연간 기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과 매년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비교해보면 2013년에는 약 11년 6개월, 2014년에는 11년 7개월, 2016에는 약 12년 11개월로 점점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처분가능소득으로는 현실적인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처분가능소득은 가구가 벌어들인 소득 중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을 제외한 것이기 때문에 소비지출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지출을 하고 가구가 자산 매입과 저축에 활용할 수 있는 흑자액은 월평균 120만원(올해 3분기 기준)으로 은행 대출을 받지 않는다면 아파트 한채를 마련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약 38년 6개월으로 늘어난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내집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 20대 가구주가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30대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1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조4천억원(11.5%)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말 6조5천억원에서 3개월 만에 9조4천억원으로 2조9천억원(44.6%) 증가한데 반해 40대가 받은 주택담보대출은 2조2천억원(1.3%) 늘어나는 데 그쳤고 50대와 60대 이상에선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각각 4조4천억원, 8조1천억원 줄었다.

대출받아 집을 사고 있는 가구가 젊은 층을 위주로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