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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앞에 다가온 OPEC 정례회의···최종 감산 합의 결정할 열쇠 쥔 이란·이라크·러시아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가 계속해서 이어지는 가운데 대책마련에 나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지난 9월 산유량 감산 합의를 도출해내며 향후 유가 상승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예정된 정례회의를 앞둔 가운데 감산 합의가 최종 결정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감산 합의에 대해 IS(이슬람국가)와의 전쟁 비용을 이유로 이라크가 예외를 요구한 가운데 서방 경재제재 이후 산유량을 꾸준히 늘려오던 이란도 이에 동참하며 감산 합의에 찬물을 끼얹어 왔다.

여기에 OPEC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회의를 불가 몇일 앞두지 않은 가운데 지난 4월 도하 회담에서와 같이 한 발빼는 모습을 보이면서 점차 감산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꺼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사우디는 자국 원유 생산량을 4.5%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이란에 산유량을 하루 평균 약 380만 배럴로 동결하라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 밖에 국가에 대해서는 OPEC이 제시한 제3국 생산 수치를 받아들인 것을 요청해둔 상태다.

하지만 이라크와 이란은 한편으로는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도 여전히 해당 제안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이어갔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10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한 가운데 이란과 이라크는 줄곧 감산과 동결 반대 의사를 끝까지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경제제재 해제 이후 산유량을 꾸준히 늘려온 이란은 유럽 정유업체와 아시아 고객 등과의 관계를 회복에는 저유가가 도움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란은 하루 평균 생산량 한도를 397만5천 배럴로 조정한다면 OPEC 감산 안에 동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이란의 10월 하루 평균 산유량인 368만 배럴보다 무료 20만 배럴은 많은 수치다.

사우디는 이에 반대하며 하루 평균 370만7천 배럴을, 중재자로 나선 알제리는 하루 평균 379만5천 배럴을 한도로 제시한 상태다.

이라크는 자국 북부 지역을 장악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맞서는 상황에서 전쟁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원유를 생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알제리는 이라크가 10월 산유량에서 24만 배럴을 감산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라크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APEC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감산 동참에 긍정적인 의사 표현을 하며 감산 합의 가능성에 기름을 부었던 러시아도 넘어야할 산 중 하나다.

알제리와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의 감산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는 감산은 불가하고 동결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주요 산유 시설이 있는 곳은 시베리아 지역으로, 한 번 가동을 멈추면 타격이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렇듯 OPEC 내에서 산유량 2위와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라크와 이란이 여전히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OPEC 비회원국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러시아 등이 오는 계속해서 감산 합의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비치지 않을 경우 사우디도 감산 합의에서 발을 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감산 합의의 열쇠는 사우디 뿐만 아니라 이들 3개국가가 사실상 쥐고 있는 것이라 다름없다.

지난 4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산유량 동결을 놓고 OPEC 회원국들은 마라톤 회담을 이어갔지만 막판 사우디가 "모든 산유국들이 동참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는 태도를 보인 끝에 결국 해당 회담은 결렬된 바 있다. 

최근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석유장관이 감산 합의에 대해 비관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또 다시 한 발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알팔리 장관은 당시 한 매체를 통해 "OPEC의 개입 없이도 2017년에 수요가 회복되고 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며 "OPEC 회의에서 감산을 결정하는 단일한 방법 외에 미국을 비롯한 소비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OPEC의 감산 합의를 놓고 실패시 국제유가 추락과 최종 합의에 이를 시 국제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원유중개업체 PVM의 데이비드 허프턴은 "만약 OPEC이 30일에 신뢰할만한 감산합의를 못 내놓는다면 국제유가는 올해 말에 배럴당 40달러 선 아래로, 내년 초에는 30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애널리스트는 주간보고서를 통해 "최소 하루 평균 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할 것 같다"며 감산 안이 통과되면 국제유가는 내년에 배럴당 60달러대로 올라설 것이라도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