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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은 국민을 무서워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을 무서워해야 한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듯이 대한민국의 주권자는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서울 170만 명, 전국 232만 명이 보여준 분노의 촛불은 대통령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다. 국민들은 촛불과 횃불을 들고 차가운 밤거리에서 박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나아가 구속을 외치기도 하였다. 일부 보수파 시민들은 이 목소리가 5천만 국민들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을 결코 그렇지 않다. 모바일 여론조사에서 99.6%의 국민들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답하고 있다.

이런 국민들의 반응은 박대통령이 제3차 담화에서 자신의 퇴진을 국회의 결정에 미루고 집권 새누리당에서 4월말 퇴진의견을 내어 놓은데 대한 결과이다. 국민들은 4월 까지 박대통령이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고 피의자로소 특검의 수사를 받고, 국정조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최고통치자의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중국은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을 다양하고도 교묘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류제한에서부터 시작된 제제는 이제 많은 기업이 진출해 있는 롯데그룹의 공장과 매장에 대한 세무조사 및 소방검사에 까지 이르고 있다. 일본도 중요한 외교적 협상을 중단하려 하고 있고, 미국은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보호무역주의와 미국이 지원하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국방비 자기부담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국내경제위기의 타개는 물론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 인근국가들의 위협을 박대통령체제로서는 도저히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판단이다. 신뢰를 상실한 정치지도자는 국민과 국가를 이끌어 갈 수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이런 판단은 정확한 것이다. 국민들의 6차례에 걸친 외침은 단순히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 때문만은 아니다. 고귀한 주권이 몇몇 공권력자와 사인들에 의해서 불법적으로 행사되고, 자신들의 주권이 어처구니없이 남용된데 대한 불만도 있지만 국민들의 생존권을 수호하고 행복추구권을 지키고자 하는 강렬한 염원도 내포되어 있다.

이런 국민들의 질책과 염원을 대권을 위임받고 있는 대통령이 소홀히 넘겨서는 안 된다. 촛불 든 시민들의 소리를 단순히 ‘무겁게 받아 들인다’고 추상적 표현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주권자의 따가운 채찍이며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언제든지 중단시킬 수 있는 무서운 도구임을 명심하여야 한다. 자신이 지켜내야 할 사회안정과 국가발전이 훼손된 데 대한 엄중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

이제 탄핵열차는 이미 출발했다. 얄팍한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대통령직을 몇 달 더 유지하고, 차기 대통령 선거에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미치려하기에는 달리는 열차의 속도가 너무 거세고 빠르다. 동승한 야3당과 새누리당의 비박의 탄핵의지는 너무나 확고하다. 유명한 이코노미스트지는 박 대통령이 그나마 약간의 명예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하루빨리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하였다. 박대통령을 지지했거나 진심으로 아끼는 국민들 상당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