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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단된 온라인 시민의회 통해 본 대의민주주의의 현실

촛불시위를 정치세력화하려는 정치 스타트업 ‘와글’의 시도가 네티즌의 반발로 중단되면서 대의민주주의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나오고 있다.

와글을 운영중인 이진순 대표는 홈페이지를 통해 “춧불광장의 민의를 대변할 시민대표를 선출한다”면서 촛불 행진에서 보여진 시민의 힘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대표는 온라인 시민의회 사이트를 개설하고 시민대표를 추천받아 오는 19일 시민의회 대표단을 구성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이 대표의 시도에 대해 온라인 시민의회 댓글을 통한 부정적 여론이 다수 표출되면서 결국 무산되었다.

한 네티즌은 “대의 민주주의에 혼란을 주는 시도, 촛불을 세력화 하는 시도를 반대한다”고 적었고 한 네티즌은 국회의원들이 운영하는 SNS와 여러 정치 커뮤니티를 예로 들며 시민의회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추운 날씨에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와 박 대통령 하야를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를 나온 데에는 민의를 대변해야할 대의민주주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민들은 이번 촛불집회를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의미를 돌아보고 국회가 쇄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촛불집회 한편에서는 직접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 달 26일 5차 촛불집회 당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시민평의회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느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만민공동회 형식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직접민주주의에 한층 가까운 제도를 만들기 위해 주민소환제를 대통령과 국회의원에 확대해야한다는 의견을 비롯해 모든 공직자의 발언을 녹음해 기록하고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민감사원을 만들자는 제안,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시민평의회를 열자는 요청도 나왔다.

실제로 온라인 시민회의 댓글에서도 “제도 정치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사회에서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도 있다”며 옹호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성공회대학교 한홍구 교수는 촛불집회를 두고 "광장은 아테네 직접민주주의의 상징으로 현재 한국에서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시민들이 광장으로 몰려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통이 안 되니 시민들이 뭉쳐 집단적 목소리를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7차례에 걸친 촛불 집회는 국정농단 충격에서 시작된 시민의 분노가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드라마로 이어지기까지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한 권력자는 결국 국민의 힘으로 주저앉게 된다는 대의 민주주의의 진리를 되새기게 하였다.

다만 촛불시위를 통해 드러난 민심이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할 우려도 나왔다.

전원책 변호사는 “현대민주주의는 대중민주주의이고 대중민주주의는 광장민주주의로 할수 없어서 이를 실현하는 방법이 대의제“라며 ”대표를 뽑아 권한을 주는 대의제를 하는 이유는 광장 민주주의를 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광장민주주의에 몰려서 국회의원이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