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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원내대표에 친박 정우택...친박 새누리당 되는 첫걸음되나

새누리당 주류 친박계 지도부를 대신해 탄핵 정국에서 당을 이끌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자리를 친박계가 이어갔다.

도로 친박당이 된 새누리당의 모습에 야권은 외면했고 비주류 비박계는 당내 열세를 확인함으로써 새누리당의 앞날에 분열의 전운이 일고 있다.

16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에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인 충청권 4선(選)의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수도권 출신 재선인 이현재(경기 하남) 의원이 당선됐다.

주류 친박계인 '정우택·이현재 조'는 총 62표를 얻어 비박(비박근혜)계 '나경원·김세연 조'(55표)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박 대통령 탄핵 사태와 관련 "스스로 용서를 구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고 화합과 혁신으로 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다시 박수를 보내주고 보수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정당의 이미지인 민생과 경제, 안보를 챙겨나가면서 정국을 수습하고 안정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개헌 정국을 이끌어 내년에 좌파 정권, 진보 좌파가 들어와서 집권하는 것을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생각난다"며 "여러분과 함께 흩어지지 말고 같이 가자. 사즉생의 마음으로 한번 살려보자"며 당의 화합을 호소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성난 촛불민심을 항상 깊이 새기고 의원 128명 한분 한분을 모두 머슴처럼 모시면서 보수정책정당,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는 정당이 되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친박계는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결사적으로 저지하려 했지만 실패한 데 이어 원내사령탑까지 내줬다면 그야말로 '멸족'(滅族)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2연타를 맞을 뻔한 위기를 모면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본회의 가결 이후 당 내전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친박계가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비박계의 집단 탈당 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비박계의 리더 중 한 명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미 탈당을 검토 중이라고 공언했고, 나 의원 역시 패배 시 탈당 가능성을 시사해온 만큼 내부에서 탈당 논의가 급격히 힘을 받을 공산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기세를 올렸던 비박계의 당내 입지는 이날 패배로 인해 다시 축소될 수밖에 없고, 당내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기도 어렵게 된 만큼 당 밖으로 뛰쳐나가 '새 집'을 지으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할 수 있다.

특히 이정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경선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퇴한다고 밝혀 정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정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주도해 당과 원내 지도부를 모두 친박이 장악할 경우 비박계를 향한 외부의 원심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야권은 이들의 당선을 두고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입장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당의 경선 결과에 대해 "이제 대화도 접촉도 없다"며 "애초부터 친박지도부가 들어선다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새누리당의 새로운 원내대표 선출을 축하해야 도리이지만 그럴 수 없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박근혜 게이트의 공동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이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직 정치적 생존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