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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목적을 이룬 새누리 계파 모임

새누리당의 주류 친박계가 20일 자신들의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공식 해체시켰다.

친박계가 지난 13일 비박계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에 대항하기 위해 창립된 이 모임을 해체한 데에는 주류 친박계가 다시금 당권에 버금가는 원내구도를 주도하는 정우택 원내대표를 배출한데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정 원내대표가 탄핵정국에서 새누리당을 이끄는 구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날 핵심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실상 계파 해체를 선언하며 핵심 친박계 인사들이 당직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직 배제' 인사에는 서청원·최경환·홍문종·이정현·윤상현·조원진·김진태·이장우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가 이른바 '친박 8적'으로 지목한 친박 핵심인사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정을 한 데에는 친박계 중진들이 가진 회동에서 결론을 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향후 계파 모임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할 예정이다.

이처럼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각각 원내대표 경선 승리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각자 계파의 목적을 이룬데 도움이 되었음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정 원내대표의 선출에 있어 친박계 보수연합 소속 62명은 경선에서 정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줘 나경원 의원 55표를 넘어서는 득표력을 보여줬다.

보수연합은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반대했던 56표에 탄핵을 찬성한 플러스 알파의 중도의원을 더 끌어오는 저력을 발휘하는데 역할을 하였음을 볼 수 있다.

앞서 비박계도 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통한 당의 발전적 해체, 국정위기 타개를 목적으로 비상시국위원회를 지난 달 창립했다.

이후 비상시국위원회는 박 대통령 탄핵을 통한 국정위기 타개를 주장해오며 지난 9일 목적을 이뤘으며 당 지도부 총사퇴라는 목적을 정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이뤘지만 원내대표 경선승리까지 이어가지는 못했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탈당의 모습이 아니라 결국 지금 남아 있는 새누리당은 '공당'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분당이 맞다"며 분당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비주류 비박계는 분당을 통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내세운 새로운 보수를 만들겠다는 목적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친박계는 비박계의 비상시국위원회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꾸린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이날 일주일만에 만에 공식 해체했다.

지난 13일 '구당(求黨)'을 위한다며 결성된 이 모임은 친박계 의원 50여명이 참여해 정갑윤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공동 대표를 맡았다.

정 의원, 이 전 의원, 김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친박의 '질서 있는 해산'을 완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친박의 이같은 움직임은 비상대책위원장을 요구한 유승민 의원이 나설 틈을 없앰으로써 회유함과 동시에 비주류의 탈당 행동에 나서게 하지 않음으로써 비주류 신당의 폭발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