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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세종시 '빨대효과'…청주인구 3년간 1만6천명 빠져나가

세종 아파트 분양 때마다 '출렁'…작년은 8천명 유출되기도

세종시는 지금 청주시에 '계륵'과 같은 존재다.

세종시 건설과 관련, 청주는 배후도시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인근 오송의 발전 등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세종시의 아파트 분양과 입주가 이어지며 블랙홀처럼 청주 등 주변 인구를 빨아들였다.

청주시에 세종시는 동반성장이라는 호재(好材)인 반면, 자치단체 몸집 불리기 측면에서는 악재(惡材)로 여겨진다.

청주시의 인구 통계를 보면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22일 청주시에 따르면 세종시 입주가 활기를 띤 2014년 청주에서 4천101명이 세종시로 이사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8천158명이 세종으로 주소를 옮겼다.

올해도 청주시의 인구 유출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청주시민 4천346명이 세종시로 적을 옮겼다.

이렇게 3년간 청주에서 세종으로 전출한 인구는 1만6천605명으로 집계됐다.

세종시의 11월 말 인구가 24만4천46명인 점을 고려하면 청주에서 3년간 유입된 주민이 세종시 전체 인구의 6.8%를 차지하는 셈이다. 세종시의 덩치가 커진 데 청주시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청주시는 반대로 인구 유출이라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3년간 세종시에서 청주시로 전입한 주민은 5천146명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세종시로 인해 감소한 청주시의 인구는 1만1천456명으로 분석된다.

세종시의 잘 정리된 도시환경과 쾌적한 주변 여건 등이 장점으로 꼽히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세종시의 아파트 입주 시기에 청주시의 인구가 출렁이는 현상이 반복됐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의 전체 인구는 2014년 말 84만1천982명에서 올해 11월 말 현재 84만7천25명으로 5천4명이 증가했다.

결국, 청주시 인구 늘리기 정책의 성공 여부는 '세종시의 빨대 현상'을 어떻게 차단하는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는 '인구 늘리기 시책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주민의 세종시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청주시의회에서도 이런 현상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제1차 정례회에서 김태수 의원은 "오송에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과 LG생명과학 등 제약·의료기기 업체가 입주했지만, 청주·청원 통합 후 2년 동안 오송 지역 인구가 192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세종시가 도시 모습을 갖춰가면서 급속한 빨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성남, 광명, 부천시 등 수도권 도시들도 인구가 감소하지만, 청주시의 전체 인구는 증가했다"며 "세종시 빨대 현상 등에 적절히 대처해 2020년까지 인구 100만명 도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