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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벽두 호남선 열차 탄 2野…대선 앞두고 텃밭에 '올인'

"호남의 대세는 민주당" vs "민주, 정치적 유불리에만 매달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일 연초부터 텃밭인 호남 민심을 두고 뜨거운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호남 지지율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은 이 기회에 우위를 확실히 굳혀 대선 승리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의 경우 호남 지지율 하락 탓에 당의 존립기반이 흔들릴 우려가 있어 한층 절박한 심정으로 민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두 야당이 최근 개헌론이나 제3지대론 등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호남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대권 구도가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쪽은 민주당이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참패할 때에만 해도 호남 민심은 민주당에 완전히 등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국민의당의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과 '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거치면서 민주당은 호남 지지세를 급속히 회복했다.

전날 연합뉴스와 KBS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전국 남녀 유권자 2천22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2.2%p)에 따르면, 광주·전라에서 민주당은 46.5%로 국민의당(22.7%)의 두 배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은 빠르게 민주당으로 돌아오고 있다. 호남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정당도 민주당이고, 수구세력을 대청소할 정당도 민주당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호남의 대세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역시 그동안 호남에서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로 고전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이 지역에서 55.1%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새해 첫 일정으로 광주의 상징 무등산에서 해맞이를 한 문 전 대표 역시 수시로 호남을 방문하면서 소통을 늘리기로 했다.

특히 민주당은 최근 국민의당과 보수개혁신당(가칭)이 개헌을 매개로 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나오는 것과 관련, 호남민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다.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원하는 호남의 민심을 앞세워 제3지대론을 견제하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는 전날 광주에서 "국민의당이 개혁보수신당인 비박(비박근혜)계와 손잡는다면 호남의 염원을 배반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호남 지지율 하락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호남을 절대적인 지지기반으로 하는 당인 만큼 호남에서 외면당한다면 당이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연초부터 호남으로 달려가 지지율 회복에 '올인'을 하고 있다.

김동철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에 참배를 한 데 이어, 같은 현장에서 열리는 '국민의당 정권교체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새로 선출된 주승용 원내대표 역시 광주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민주당 일각에서 나오는 '통합론'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설전을 이어갔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심판하고 국민의당을 선택한 만큼, 이제 와서 민주당이 통합을 제안하는 것은 호남민심에 반한다는 게 국민의당의 주장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왜 총선에서 호남의 외면을 받았는지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은 채, 여전히 정치적인 유불리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호남은 결국 국민의당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문 전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힘을 합치자'고 했는데, 이는 땅따먹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구태의연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