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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민영화 첫 해 우리은행, 경영 자율 확실히 보장될까

우리은행이 이사회 구성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은 또 차기 은행장 후보 추천 절차를 시작했다. 차기 행장은 우리은행 출신의 전·현직 인사 중 선임하기로 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차기 행장으로 이광구 현 행장의 연임이 점쳐지고 있지만 이 행장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 행장은 2014년 연임이 유역하던 이순우 전 행장을 제치고 은행장이 될 수 있었던건 박근혜 정부에서 서강대 출신을 밀어줬기 때문이라는 설이 끊임없이 나왔다. 현재의 시류 상으로 볼 때 이 행장의 이 '서금회' 꼬리표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은행은 4일 이사회를 열고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또 차기 행장을 선임할 임원추천위원회는 장동우 IMM 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선임했다.

우리은행은 16년만에 민영화가 성사됐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30%)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8곳 중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IMM PE 등 7곳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

이들이 인수한 지분은 IMM 6%, 미래에셋 3.7%, 나머지는 각각 4% 등 총 29.7%다. 정부(예금보험공사) 지분은 21.38%로 낮아졌다.

이로써 우리은행은 국유 은행이란 굴레를 벗고 민영 은행으로 복귀했다. 우리은행에는 외환위기 이후 막대한 공적자금이 들어갔다.

남은 과제는 정부 공언대로 경영 간섭을 확실히 배제하는 것인데, 그러나 정부 지분이 한 주도 없는 KB금융도 낙하산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여전히 제1대 주주다. 지분 인수자들도 금융당국의 입김이 미치는 곳이 대부분이다.

우리은행은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은행이라는 낙인으로 인해 그간 민영화 과정에서 험로를 걸어왔다. 우리은행은 정부가 대규모 지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예금보험공사를 통한 경영 간섭, 은행장과 주요 임원인사 선임도 국책은행 못지않은 정부의 간섭을 받아왔다.

이런 부분으로 인해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닌, 고객과 주주들의 이익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경영 자율이 확실히 보장되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