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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데자뷔' 국민의당…빨라진 대선시계에 연대냐 자강이냐

호남중진 "연대하자"에 안철수 "자강 먼저"…'潘 영입론'에도 이견
전대도 연대론 vs 자강론 구도…"당 입장 정리하자" 목소리도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국민의당 내에서 '연대론'과 '자강론'이 충돌하고 있는 형국이다.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당 밖의 대선주자들과 연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자 안철수 전 대표가 "자강이 먼저"라며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당 대표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구도도 후보자들이 연대론 대 자강론으로 갈리고 있다.

야권 통합론 또는 후보단일화론과 독자노선론이 격하게 부딪친 지난 4·13 총선 과정을 떠올리게 하는 형국이다.

당시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독자노선론이 승리하며 총선을 돌파해 38석 및 정당득표율 2위(26.4%)의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총선 이후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여권의 분열과 제3지대의 확장 등의 정치지형이 요동치면서 연대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연대론의 대상은 최근까지만 해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였지만 대선시계가 빨라지면서 호남 중진의원들이 반 전 총장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도부로 호남 4선인 주승용 원내대표가 반 전 총장과의 연대론에 적극적이다.

주 원내대표는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이 정체성 검증을 통해 개혁적 보수로 판명이 날 경우 영입해 안 전 대표와 치열한 경쟁을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당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정계개편에 임하는 자세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통이 적극 필요하다"고 말했고 안 전 대표도 공감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후보단일화론을 주장하며 안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킹메이커'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더구나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제3지대가 아니고 제3당이다"고 말해, 국민의당 중심의 제3지대론을 내세운 안 전 대표와 입장차를 보였다.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에 들어올 경우 대선판을 흔들 수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견지해왔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날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반 전 총장 등 충청권과의 뉴디제이피(뉴DJP) 연합에 관심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총선 때 제3당 정치혁명을 만든 그 자부심과 자긍심으로 국민의당을 튼튼히 세워야 한다"면서 "새누리당에서 반 전 총장에게 자꾸 구애하는 데, 그게 결국은 자신 없다는 표현이고 그래서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속한 정당에 대한 믿음이나 그 정당 내 대선후보에 대한 믿음 없이 계속 외부만 두리번거리는 정당에 국민이 믿음을 주지는 않는다"면서 "국민의당이 공학적인 연대를 시도하기보다는, 국민의당을 개방하는 것이 저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당권 주자 가운데 김영환 문병호 전 의원 등도 자강론을 내세우며 안 전 대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박주선 국회 부의장은 의총에서 "마치 제3지대론이라고 하면 특정한 유수의 주자들을 중심으로 헤쳐 모여 식 3지대를 구축하고 국민의당도 흡수되는 형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식의 의견을 제시하는 분들도 있는 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처럼 대립구도로 전개되자 당내에서는 제3지대와 연대에 대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의총에서 "안 전 대표는 우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이고 자산인데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가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제3지대론에 대해 당원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사실 혼란스러워하는데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