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제3지대' 원심력 차단 부심…孫·국민의당과 난타전

개헌문건 후폭풍 속 전열 가다듬기…'반기문 때리기'도 가속
국민의당 "文 정계 은퇴가 먼저" 반발

더불어민주당은 6일 당내 손학규계 의원들의 탈당설이 불거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자 원심력을 차단하고 당의 전열을 정비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눈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국민의당이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개헌파를 중심으로 한 제3지대론이 탄력을 받을 경우 조기대선 경쟁구도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개헌 보고서'로 인해 당내 계파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제3지대론을 추동하는 외부의 움직임을 겨냥해 "정치적 욕망을 위한 이합집산 세력"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구심력을 강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여기에 국민의당이나 손 전 대표 측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양측의 난타전이 이어졌다.

민주당 심기준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3지대론을 향해 "제3지대가 아닌 정치의 버뮤다 삼각지대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심 최고위원은 "대통령과 함께 심판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개헌을 외치며 3지대를 운운하고 있다"며 "정치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이합집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의 정치의식을 '호남자민련'으로 격하하려는 사람들과 탄핵정국에서 당을 탈출한 세력이 동상이몽의 꿈을 꾸고 있다"고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손 전 대표에 대해서도 "국민이 분노하고 아파할 때 자기의 정계복귀 시기가 더 중요했던 사람"이라고 깎아내렸다.

친문인사로 분류되는 정청래 전 의원도 CBS라디오에 나와 '손학규계 탈당설'에 대해 "시쳇말로 '뻥카(속임수)'이자 대국민 사기극이다. '루저'들의 희망사항"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어 "(손 전 대표 역시) 대선 이후 다시 만덕산으로 들어가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 등 개헌파들이 주도하는 제3지대론에 대해서도 "정유라 씨가 이화여대에 학칙을 바꿔서 입학했듯, 지금의 대선 룰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들이 룰을 바꿔서 뭔가를 해보려고 개헌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 전 총장의 제3지대 합류 가능성에 대한 견제도 이어졌다.

심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 후보를 준비하다 탄핵으로 발걸음을 돌린 사람, 국내 정치의 ABC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송현섭 최고위원 역시 "반 전 총장은 23만 달러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하지만, 막상 해당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한 조치는 고소가 아닌 언론중재위 제소에 그치고 있다"며 "23만 달러를 실제로 받았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처럼 겉으로는 파상공세를 펴고 있는 지도부이지만 물밑에서는 손학규계 의원들이나 비문(비문재인)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하면서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개헌 보고서 사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계파충돌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라며 "어떻게든 기강을 다시 잡아 당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헌파들을 향한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공세에 손 전 대표 측이나 국민의당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TBS라디오에 나와 "광장의 민심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그만두라는 것 아닌가"라며 "과거의 기득권 패권 세력이 우리나라 정치를 주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문병호 전 의원도 이날 성명을 내고 손 전 대표의 정계은퇴를 요구한 안희정 충남지사를 향해 "손 전 대표가 아닌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먼저 은퇴를 요구하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장진영 대변인도 "문 전 대표는 사실상 개헌 반대를 요구하는 호헌파이자 수구파"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