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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中사드 보복에 적극대응…한중FTA 공동위 첫 개최

한국산 배터리 보조금 중단 등 논의…한·중·일FTA 협상도 '속도'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의 무역보복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정부가 통상현안을 놓고 처음 만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제 1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한중 FTA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주된 목표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이 공식·비공식적으로 거세지는 가운데 열리는 첫 회의인 만큼 이에 관한 논의가 주로 오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삼성과 LG[003550]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한국산 설탕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사에 들어갔고, 10월에는 한국산 폴리아세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드 보복으로 인한 여파에 대해 "전체적인 거시동향 자체는 그렇게(심각한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서도 "기업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동위원회에서 비관세 장벽을 줄이는 문제를 중국에 제기하고 이에 대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양국 정부는 원산지 규정, 상품, 서비스·투자·자연인 이동, 비관세 조치 등 한중 FTA의 세부적인 이행 방안을 점검한다.

한중 FTA 이행 시 원산지 증명서를 붙여 특혜 관세를 받도록 하거나 서비스 분야의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동위원회에 앞서 9일과 11일, 12일에는 분야별 이행위원회를 열어 세부적인 현안을 논의한다.

한중 FTA 발효에도 지난해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은 10% 이상 감소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중 FTA의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반적인 세계 경기, 원자재 단가 요인, 상대국의 경기에 영향을 받은 것이 크다"며 "다만 한중 FTA 혜택을 받는 품목은 전체적으로 수출 감소 폭이 훨씬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중 FTA를 활용해 우리 업계의 대중(對中) 수출을 지원하고 중국과의 통상 관계를 점검해 나가는 한편, 한중 FTA 활용을 촉진하고자 차이나 데스크 등을 통한 활용지원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에서 산업부는 제11차 한·중·일 FTA 공식협상에도 참여한다.

9일부터 시작되는 협상에서는 상품 모달리티(세부원칙), 서비스 자유화 방식, 투자 유보 협상 등의 핵심 쟁점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또 이번부터 공식적으로 협정 대상에 포함된 금융·통신·자연인 이동 분야에서의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11차 협상은 지난해 10월 29일 열린 한·중·일 통상장관회담에서 3개국 장관이 협상을 빨리 진행 해나가자고 뜻을 모은 이후 처음 열리는 것이다.

한·중·일 FTA는 2013년 3월 1차 협상을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10차례 공식협상을 열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3국 간 이견으로 인해 논의가 더디게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3개국 통상장관은 FTA를 통해 서로 간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고 자유무역 기조를 굳건히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산업부는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상호호혜적 한·중·일 FTA를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면서 우리의 국익 또한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