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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증권사' 점포 대형화로 고객잡기 경쟁 불붙어

증권 업계에 점포 대형화 바람이 거세다.

특히 국내 최고의 투자은행(IB) 자리를 놓고 불꽃튀는 경쟁에 돌입한 '빅5' 증권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5천억원으로 업계 2위인 NH투자증권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삼성동에서 NH금융플러스 삼성동금융센터의 문을 연다.

삼성동 파르나스타워 6층에 자리잡은 NH 삼성동금융센터는 기존 강남의 테헤란로·GS타워·한티역 3개 지점을 통합했다.

영업직원 60명을 포함, 70여명이 고객들에게 개인자산관리는 물론 IB업무와 법무, 세무, 부동산 상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를 위해 본사 영업부의 법무·세무 인력도 업무를 지원하도록 할 방침이다.

증권사들의 잇딴 점포 대형화는 금융은 물론 IB, 법무, 세무, 부동산을 포함한 종합 자산관리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시도다.

개인투자자들 대부분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시대에 기존 지점 체제를 유지할 필요성도 작아졌다.

김재준 NH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전무)는 "특히 서울 강남이나 시내는 임대료가 비싼데도 다른 지역보다 지점이 촘촘한 경향이 있다"며 "점포 대형화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큰 지역"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지난 2일 광화문 NH금융플러스센터와 남대문 지점을 통합해 광화문금융센터를 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점포 대형화를 제일 먼저 추진한 곳은 자기자본 업계 4위인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강북금융센터(을지로 교원내외빌딩), 강남금융센터(남부순환로 군인공제회관빌딩), 삼성타운금융센터(서초동 삼성타운) 등 대형 금융센터 3곳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강남과 시내 지역이다.

각 센터는 10여 명을 배치하는 일반 지점과 달리 최대 100여 명의 달하는 직원이 고객에게 프라이빗뱅커(PB), 세무·부동산 전문가 등 팀 형태로 조직적인 자산관리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센터별로 고객과 소규모 상담이 가능한 상담실 10여 개와 소세미나실, 대형 세미나실 등을 갖췄다.

자기자본 6조6천억원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도 점포 대형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면서 IWC(Investment Wealth-Management Center) 부문을 신설하고 대형 복합점포(IWC 센터)를 준비 중이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 경기도 판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등 7곳에 IWC 센터를 만들어 최대 400명의 직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특히 IWC 1센터는 매년 1조원씩 신성장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그런 만큼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에 이달 말 이 센터를 설치하고 나머지 센터도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이다.

박신규 IWC지원팀장은 "IWC 센터는 퇴직연금과 관련해 기업과 자산관리(WM) 사업을 융합하려는 것"이라며 "퇴직연금 가입 법인의 경영자 대상 기업 리스크관리는 물론 임직원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3위인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12월 여의도 본사 1층에 영업부와 여의도PB센터를 통합한 원스톱 금융자문센터의 문을 열었다.

총 34명의 직원에 추가로 변호사, 세무사, 부동산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 3명을 채용해 법률·세무·부동산 등 종합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증권과 합병으로 업계 5위로 부상한 KB증권은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점포 대형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대치동의 2개 지점과 삼성동 1개 지점, 선릉역 1개 지점 등 4개 지점을 통합해 오는 2월 중순 선릉역에 선릉금융센터를 연다.

하나금융투자는 선릉금융센터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4개 정도의 메가점포 개설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주요 증권사들의 점포 대형화 추세가 주요 대도시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재준 전무는 "지역 지점들은 이미 많이 줄인 상태라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의 실익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면서 "올해는 경기-수도권 지역의 금융센터 개설 정도를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