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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도 열지 않는 지갑... 소비절벽에 생활물가 상승까지

최근 다가온 한파 만큼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위축되면서 경기불황에 따른 내수부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정농단 최순실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김영란법 시행이 소비에 영향을 주었고 장기화 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소득이 낮은 사람뿐만아니라 부자들가지 지갑을 닫고 있는 상황에서 소득 대비 소비지출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구분 없이 모두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사실이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대란에 이어 올겨울에 사상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로 계란 가격까지 급등하는 등 생활물가까지 치솟아 가계의 주름살이 하루가 다르게 깊어지고 있다.

11일 통계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 기준으로 2015년 평균소득(437만3천116원) 대비 식료품 등 소비지출(256만3천92원) 비율은 58.6%에 그쳤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3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번 돈 중에서 식료품과 집세, 공과금, 교통비, 통신비, 여행, 의료비 등 각종 명목으로 지출한 돈이 가장 적었다. 이는 그만큼 허리띠를 졸라맸다는 이야기다.

평균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은 2003년 64.6%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010년 63.0%이후 하락 흐름을 이어왔다. 2013년 59.6%로 60% 선 아래로 처음으로 내려갔다. 이어 2014년 59.3%, 2015년 58.6%까지 내려갔다. 지난해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1분기 58.6%, 2분기 57.9%, 3분기 58.0%로까지 밀렸다.

소득 하위 10%인 1분위 계층의 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은 2015년 96.3%로 처음 100%를 밑돌았다.

보통 저소득층은 소득보다 생필품 등 기본적인 소비지출이 많아 이 수치가 100%가 넘지만 처음 소득과 소비지출 간에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소득은 늘지 않는 상황에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만 하는 저소득층의 살림은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소득 상위 10%인 10분위 계층도 경기 불확실성에 소비를 줄였다.

지난 2005년 50.3%로 50%를 웃돌았지만 2010년 48.2%로 내려왔고 이어 하락세를 지속해 2015년 45.1%까지 떨어졌다.

전 계층에 걸친 이 같은 소비부진은 경기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 않고 소득 정체와 가계부채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부동산 가격 하락 및 거주비 증가 문제 등으로 경제적 심리적 여유가 점점 줄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9일 장중에는 4만6천50원을 찍으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신세계도 장중에는 16만7천원까지 내려가 역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장중에 52주 신저가인 9만7천800원까지 떨어졌다.

박종렬 HMC투자증권[001500]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생활물가 등도 소비심리와 소비지출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현대백화점의 목표주가를 17만6천원에서 12만6천원으로 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