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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중국이 '형제'라지만…필리핀 국민 61%, 中 불신

필리핀이 작년 6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전통 우방인 미국에 등을 돌리며 친중 외교노선을 걷고 있지만, 국민 사이에서 중국에 대한 불신의 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현지 여론조사업체인 펄스아시아가 지난해 12월 6∼11일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200명을 대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을 신뢰한다는 답변이 76%로 주요 강대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일본에 대한 신뢰율이 70%로 2위를 기록했고 영국은 39%,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38%에 그쳤다.

중국을 불신한다는 응답자는 61%로 미국에 대한 불신율(23%)의 2.7배에 달했다. 러시아를 불신한다는 답변자는 58%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의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인권 유린을 비판하는 미국에 욕설도 서슴지 않으며 군사협력도 축소하고 있다.

그는 대신 중국, 러시아를 '형제'나 '친구'로 부르며 경제·방위협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이런 외교노선이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용의자 즉결처형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을 향해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유엔 탈퇴까지 경고하는 등 반발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4%가 유엔을 신뢰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