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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특검 다음 타깃은 최태원 SK 회장 '사면거래 의혹'

최태원 SK 회장의 사면이 대가성으로 인한 것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최 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SK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보낸 감사 문자가 지난 13일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 전 수석 등에 대한 3회 공판에서다.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2015년 8월13일 안 전 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최태원 회장과 SK 식구들을 대신해 감사말씀 드립니다. 최태원 회장 사면해 복권시켜준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안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지난 16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 출석해 2015년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최 회장의 사면을 검토했고 SK 측에 미리 사면 사실을 알려줬다고 증언했다.

2015년 7월 24일 박 대통령은 김 의장을 단독 면담하고 최 회장 사면을 논의했다. 대통령은 이후 8월 8일 안 전 수석에게 "SK 사면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해줄만한 것이 뭐가 있는지 SK로부터 받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특검은 김영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이 사면 발표 사흘 전 교도소에 최 회장을 찾아가 정부가 사면을 결정했음을 알린 녹음파일을 확보하기도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귀국'은 사면을, '숙제'는 사면에 따라 SK가 치러야 할 대가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사면된 이후 박 대통령과 독대했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111억원을 냈다. SK하이닉스가 68억원을 미르재단에, SK종합화학과 SK텔레콤이 K스포츠재단에 21억5000만원씩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회사돈을 빼돌려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였다. 그는 광복적 특사로 2년7개월만에 풀려났다. 2015년 8월 14일 0시에 그는 출소했다. 당시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재벌 총수는 최 회장이 유일했다.

특검팀은 SK의 111억원 출연이 최 회장의 사면 및 지난 해 최재원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한 댓가인지에 대해 좇고 있다.

최 회장의 사면을 위해 청와대와 SK가 짰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사면권이 거래수단이 된 일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치 불신이 다시금 시작되고 있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한 것인지에 대한 의심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재벌 총수면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가운데 최순실 씨가 연루된 대기업의 뇌물 혐의 수사가 삼성에 이어 SK가 타깃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