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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만족도 1위 우체국택배“ 집배원은 과로사... 일은 늘고 고용은 제자리

지난해 우체국택배가 택배서비스 중 소비자 만족도 1위에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 시점(2016년 10월)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택배서비스를 이용한 1천 명을 대상으로 택배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업체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우체국택배가 5점 만점에 3.97점으로 가장 높았다고 20일 밝혔다.

이어 CJ대한통운 3.86점, 로젠택배 3.83점, 롯데택배(구 현대택배) 3.76점, 한진택배 3.74점의 순이었으며 5개 업체의 종합만족도는 평균 3.83점이었다.

우체국택배는 이용절차와 직원서비스, 배송 가능 물품과 정보제공, 서비스 호감도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격 만족도는 로젠택배가 가장 높았다.

2016년 마지막날인 토요일, 우체국 집배원이 택배 배달 중 사망하면서 ‘토요 택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순직한 집배원만 6명이다.

지난 12월31일 오후 경기 가평우체국 집배원 김아무개(51)씨가 가평군의 한 다세대주택 3층 계단에서 택배 상자를 든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유가족들은 부검을 요청한 상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지난 3일 성명을 내어 “김씨는 가평우체국 소속으로 24년간 근무했다. 장시간 노동과 토요 택배의 중노동에 24년 베테랑도 순직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집배원 사망 사고의 형태는 다양하나 원인은 하나다. 바로 인력 부족”이라며 “집배원의 장시간 노동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소한 23%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 인력 충원과 토요 택배 재협상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순직한 6명은 대부분 갑자기 숨졌다. 5명은 업무 중 돌연사했고, 1명은 교통사고로 숨졌다. 2월16일 경인서수원우체국 정아무개(50)씨는 우편물을 정리하다가 급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3월7일 서울 도봉우체국 임아무개(46)씨는 사무실에서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며칠 뒤 사망했다. 8월19일 부산 동래우체국 송아무개(53)씨는 우편물 정리 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8월30일 전북 익산함열우체국 유아무개(50)씨는 배달 도중 급성 심정지로 사망했다. 7월4일 경북 청송현동우체국 배아무개(34)씨는 빗길에서 배송을 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집배원들의 잇단 ‘급사’는 과도한 업무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 자료를 보면, 2014년 1월~2016년 4월 기준 우체국 집배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888.5시간, 주당 55.9시간이다. 2015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267.2시간, 주당 43.6시간이다. 집배원은 일반 노동자에 견줘 매주 12시간 더 일하는 셈이다. 우체국 토요 택배는 2014년 7월 폐지된 지 14개월 만인 2015년 9월부터 재개됐다.

우정사업본부 홍보협력담당관실 쪽은 “토요 택배를 재개한 이후 올해 인력을 146명 늘리고 우편물량은 감축했다. 안전사고 건수도 토요 택배를 중지한 14개월 동안 340건에서, 재개한 뒤 15개월 동안 332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사망사고도 같은 기간 2건에서 1건으로 감소했다”며 “올해 안전모 개발, 자연재해 시 현장대처 활성화 등 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집배원 건강 관리를 위해 강좌를 열어왔지만 검진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시간 감축이나 토요 근무제도 변경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은 “집배원 한명이 하루 12~16시간 일하고 있다”며 “정부기관이 모범이 돼 주5일제를 사회에 정착시켜야 할 시점에 오히려 짐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니 참담하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