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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장관 내정자도 노골적 강달러 경계…"美경제에 안좋다"

발언 공개 이후 달러가치 급락…9주 만에 최저 수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가 24일 지나친 강달러는 미국 경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주 의회 상원 인준청문회 이후 미국 상원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므누신 내정자는 "달러 강세는 역사적으로 미국 경제력과 미국에서 사업하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와 연결돼 있다"면서 "때때로 지나친 달러 강세는 경제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달러는 달러의 구매력을 높인다"면서 "달러화가 다른 통화 대비 강세를 띠는 만큼, 해당국 표시 자산은 달러화 기준 싸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므누신 내정자의 발언이 전해진 이후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99.94까지 내려가 9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가 다시 100선을 회복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환율도 급락해 달러당 112엔대까지 떨어졌다.

므누신 내정자는 앞서 지난 19일 의회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는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는 중요하다"며 달러 강세가 곧 미국이 얼마나 매력적인 투자처인지를 반영한다고 강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묘한 의견 차이를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가 없는 것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아서고,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발언했다.

당시 그의 돌발 발언으로 달러 가치는 약 1% 추락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므누신은 지난주 의회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6시간 동안 민주당 의원들과 논쟁을 주고받은 뒤 인준투표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 투표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인준을 통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므누신 내정자는 중국의 환율조작 문제 재검토와 관련, "자유무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선언돼야 한다"면서 "미국 일자리 방어를 위한 통화가치 절하와의 싸움에서 의회가 확립한 법적 절차를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환율조작국 지정은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 경상수지 흑자가 해당국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이고 해당국 통화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한 한 방향의 반복적인 외환시장 개입 등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지정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당선인 시절 WSJ과의 인터뷰에서 당초 공약과 달리 중국을 취임 첫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며 "대화를 먼저 시작할 것"이라고 태도를 누그러뜨린 상태다.

대대적인 자본유출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은 최근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절하 정책을 펴기보다는,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므누신 내정자는 향후 미·중 전략·경제대화(S&ED)를 미국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중간 무역관계를 검토해 중국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다른 불공정한 관행으로 자유무역의 원칙을 위반하면서, 얼마나 미국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는지 추산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