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자 더 주는 저축은행 2∼3년 만기 장기예금 각광

저금리 시대에 시중 은행보다 이자율이 높은 저축은행의 2∼3년 만기 장기예금이 각광받고 있다. 예금은행보다는 제2금융권으로, 단기보다는 장기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는 모양세다.

31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37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8%(6조5천억원) 늘었다.

이 중 만기가 1년 이하인 정기예금 잔액은 27조6천억원으로 1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만기 1년 초과 3년 이하인 정기예금 잔액은 26.3% 늘어난 9조6천억원이었다.

3년을 초과하는 정기예금(5천억원)은 1년 전 1천억원에서 400% 불었다.

2011년 부실 사태의 불안감이 남아있어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1년 만기가 주를 이뤘다. 목돈을 넣었다가 은행보다 조금 더 높은 이자를 받고 빠지는 식이었다.

그러나 은행에서 목돈을 안정적으로 묶어놓고 2∼3년을 기다려도 2% 이상의 이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저축은행을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30일 기준으로 1년이 2.05%, 2년이 2.12%, 3년은 2.14%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JT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의 3년 만기(복리)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8%다.

은행의 경우 3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 금리가 1.80%다. 가장 낮은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 금리는 1.20%다.

장기예금을 늘리고 있는 저축은행들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통예금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오케이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등은 기본금리가 연 1%대인 보통예금(요구불예금) 통장을 출시하고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의 요구불예금 금리는 지난해 12월 평균(잔액 기준) 0.32%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단 보통예금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고 나면 대출 등 다른 영업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 확보 차원에서 고금리 보통예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리면서 예금자 보호 한도인 5천만원을 초과하는 예금은 2년 사이 2배로 커졌다.

지난해 9월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에 5천만원 넘게 예금 한 사람(법인 포함)은 총 4만5천명이었으며, 이들이 맡긴 예금은 5조7천986억원이었다.

이 중 예금자 보호 한도를(5천만원) 초과한 예금은 총 3조5천647억원이었다.

현행 예금자 보호법에서는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예금자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천만원까지만 돌려받을 수 있다.

5천만원을 넘는 예금은 저축은행 사태가 나기 전인 2010년만 해도 7조원이 넘었지만 감소하기 시작해 2014년 9월에는 1조7천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그러나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5천만원 초과 예금도 급증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