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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교훈이 만들어낸 ‘도드-프랭크法’, 트럼프 당근으로 전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시장 정책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실시한 규제 완화 움직임이 미국 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만들어낸 ‘도드-프랭크법’에 대한 일부 폐지 검토가 나오면서 금융위기에 대한 교훈으로 만들어낸 이 법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근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언급된 이 법안은 지난2008년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발생한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감독 강화방안을 담은 것으로 2010년 7월 발효된 광범위한 금융개혁내용들이 있다.

이 법안에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역할을 분리함으로써 미국 내 은행과 은행계열사 자기 계정의 증권, 파생상품 거래와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와 특수관계는 맺거나 투자하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미국의 10대 펀드업체에 포함된 유일한 은행이었던 JP모건체이스가 지난 2012년 파생상품 거래로 인한 20억달러 규모의 천문학적인 투자 손실을 본 사건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 법안의 시행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공화당이 이 법안에 대한 무력화를 시도하자 라디오 연설을 통해 “도드-프랭크 법안이 세금으로 금융기관을 구제하는 시대를 끝내고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무책임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했다"며 "월가 개혁은 우리 경제를 무릎 꿇게 한 최악의 무모함을 뿌리 뽑을 것이며, 대형 은행들이 빌린 돈으로 거대하고 위험한 내기를 하는 일이나, 무책임한 경영자의 행동을 보상하는 일 등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인 젭 헨살링(공화당·텍사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규제 완화를 뒷받침 하기 위해 이 법안에 대한 폐기 법안인 '파이낸셜 초이스 액트 2.0'(Financial Choice Act 2.0)으로 이름붙인 법률안을 빠르면 이번 주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헨살링 의원은 이 법안의 폐기에 앞장선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정명령 서명식에 참석 "도드-프랭크 법을 끝장내려는 움직임을 시작하는 행사에 같이 할 수 있어 매우 자랑스럽다"며 환영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법안의 폐기가 실현되려면 하원을 시작으로 상원까지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변수는 상원이다.

법률상 이 법안이 폐기되려면 전체 의석의 3분의2 이상이 필요한데 공화당은 상원에서 과반 정당이지만 52석에 불과해 폐기에 필요한 60석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비협조로 폐기 과정이 순탄치 않으면 공화당이 연방정부의 예산이 들어가는 정책만을 대상으로 상원에서 50명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한 제도인 예산조정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