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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일수록 높아지는 대출금리, 오히려 저축은행이 손해

저축은행들이 개인 신용대출에 적용하는 금리가 20% 대의 고금리에 집중되어 있다는 지적 속에 오히려 저신용자에게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저축은행에 손해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은 4∼5등급 중신용자에 개인 신용대출을 했을 때 대출마진(7∼8%)을 가장 크게 얻고 있었지만 8등급 이하 저신용자 대출에선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 관계자는 “신용등급 8등급 이하의 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대출원가가 대출금리를 상회하고 있어 대출취급액이 증가할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8등급~10등급 구간에서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신용자에 대해서는 신용도나 상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 대출금리를 낮추고 저신용자 대출은 일부 축소할 유인이 있는 셈이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의 대출원가와 대출금리(가격)간 적정성을 분석한 결과 차주별 신용등급 등에 따른 대출원가에 기반하지 않고 불합리하게 대출금리가 산정되고 있다”며 ▲신용평가시스템 정교화 ▲차주별 대출원가에 상응하는 대출금리 적용 ▲중금리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고위험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경기 하향세에 대출 수요는 꾸준◇

한편으로는 대출에 대한 꾸준한 수요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소득 증가가 주춤한 상황에서 차주의 상환 능력 저하 가능성을 유의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저축은행을 비롯한 비은행금융기관이 고금리 대출이 작년 9월 말 현재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약 12조4천억원으로 1년 사이 32.5%(3조원)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저축은행이 속한 비은행권 대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이같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 금통위원은 "2017년부터 주택경기가 대출수요를 제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 기타대출과 비은행 대출의 위험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금융정책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세에는 비은행권이 주도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더 뚜렷해질 것 같다"며 "저소득,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계속 돈을 빌리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신용대출, 경기하강 때 손실폭 크고 대손충다금 부담 커◇

예보 김찬영 차장은 고위험 신용대출은 경기하강 때 손실폭이 크고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말하며 저축은행에 대한 대출 심사와 대출 채권 사후 관리의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그는 저축은행 대출에 있어 ▲신용평가시스템 정교화 ▲차주별 대출원가에 상응하는 대출금리 적용 ▲중금리시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고위험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 등을 주문했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의 자의적인 대출금리 산정에 매스를 드는 정책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일부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고금리 가계 신용대출이 증가하면서 자산 건전성 관련 리스크도 커진 만큼 건전성 감독기준을 강화한 '상호저축은행업 감독 규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는 저축은행들이 금리가 20% 이상인 고위험 대출을 한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일반 대출보다 20% 쌓아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