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인체감염 안되지만... 식당은 '텅텅' 고깃값 '들썩'

재경일보 음영태 기자 음영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기사입력 2017.02.10 15:07:03

구제역, 인체감염 안되지만... 식당은 '텅텅' 고깃값 '들썩'
구제역, 인체감염 안되지만... 식당은 '텅텅' 고깃값 '들썩'

구제역이 인체에 감염이 안되고 익히면 세균이 사멸한다는 홍보에도 예약이 필요 없을 만큼 소고기를 판매하는 식당이 한산하다.

평소 저녁시간이면 9개의 룸과 52석 규모의 홀이 손님으로 꽉 채워졌는데, 인근 농장 2곳에서 구제역이 연달아 터진 뒤로 매일 빈방이 수두룩하다.

 축협은 지역신문에 '구제역은 인체에 무해하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고, 매장에도 홍보문을 내거는 등 구제역 파장 차단에 나서는 중이다.

40여곳의 한우 전문식당이 몰려있는 전북 정읍시 산외한우마을도 사정은 비슷하다. 청탁금지법으로 경기가 가라앉은 상태에서 구제역까지 터져 분위기가 꽁꽁 얼어붙었다. 손님이 줄면서 문을 닫는 식당까지 생겨나고 있다.

한 식당 주인은 "이번 주 들어 택배 주문이 뚝 끊겼고, 이따금 찾아오는 몇 안 되는 손님들도 찝찝해하는 분위기"라며 "축산농가는 보상이라도 받지만, 우리처럼 장사하는 사람은 하소연할 곳조차 없다"고 하소연했다.

구제역이 확산양상을 보이면서 소고기를 파는 식당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혹시 병에 걸렸거나 백신 후유증을 우려한 시민들이 섭취를 꺼리기 때문이다.

충북 남부권 유일의 축산물종합처리장 '맥우'의 홍성권 대표는 "보통 가축 질병이 발생하면 소비심리가 급속히 위축돼 10∼20%씩 업계 매출이 준다"며 "우제류 이동이 제한되면서 하루 50∼60마리에 이르던 소 도축물량이 40마리 선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구제역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전국의 가축시장이 일시 폐쇄되면서 소·돼지 고깃값은 불안해지고 있다. 일부 도매·유통상들은 사재기 조짐까지 보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당 1만5천653원이었던 한우 1등급 지육가격은 지난 8일 현재 1만7천242원으로 10.2% 올랐다. 돼지고기 도매가 역시 지난달 31일 ㎏당 4천329원이던 것이 8일에는 4천757원으로 9.9% 상승했다.

구제역 발생 1주일도 안 된 시점에서 고깃값이 들썩이는 것은 가격 상승을 예상한 유통상들이 물량 확보에 나서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의 소·돼지 348만 마리가 살처분됐던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때는 돼지고깃값이 40% 이상 폭등한바 있다.

한 대형마트 정육 바이어는 "구제역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대형 유통상들이 미리 물량을 다량 확보해놓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일주일 사이 소·돼지고기 도매가가 오른 것은 이런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돼지농장으로 구제역이 확산될 경우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소고기는 국내 유통량의 50% 이상이 미국·호주 등 수입산이어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돼지고기는 90% 이상이 국산이어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7∼10일분의 재고가 확보된 상태여서 단기간 가격상승 가능성은 낮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소·돼지고깃값 변동에는 공급 물량뿐 아니라 소비심리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구제역뿐 아니라 AI 영향도 지속되고 있고 삼겹살 데이(3월3일)와 캠핑 시즌까지 앞두고 있어 자칫 가격 급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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