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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부정에 원전손실 겹친 도시바...반도체 분사에 업계 지형 바뀌나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전기 및 전자기기 제조기업이자 80년 전통의 일본 대기업 도시바(東芝)가 회계부정과 원자력발전사업 손실에 나타난 채무초과 상황에 발목이 잡히면서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가전제품만 아닌 발전, 철도 인프라 산업을 가지고 있어 한때 일본 내 대표기업들인 소니, 파나소닉, 샤프전자가 적자에 허덕일 때도 흑자를 유지하면서 버티고 있던 도시바가 이제는 금융회사에 읍소하며 협조를 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5일 도시바의 주가는 전날 8% 가량에 이어 15일 오전에 추가로 10% 넘게 추락했는데 상장사 결산자료 제출 마감일(14일)을 지키지 못한 채 결산발표를 미루면서 시장의 의구심이 촉발한데 따른 것이다.

또한 도시바는 80개 거래은행을 상대로 협조융자 읍소에도 나섰다.

도시바는 전날 예정됐던 2016년 4~12월 결산 발표를 미루고 전망치만 공개했다.

여기서 도시바가 미국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7천125억엔(약 7조1천310억원) 계상하고 채무초과에 빠졌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현재 도시바엔 채무초과 문제를 회계연도 결산시기인 3월말까지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자본확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도쿄증시 1부에서 2부로 강등되는 것은 물론 신용평가사들은 도시바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강등할 공산이 크다.

금융권에 손을 벌리는 것도 한계에 직면할 수 있어 총체적 난국에 직면하게 된다.

도시바 추락의 시작은 지난 2015년 SOC 부문, 컴퓨터, 반도체·TV 부문에서 실적을 부풀리는 회계부정을 저지른 게 들통나 이 해에만 5500억 엔 적자를 보았고, 1만명 해고를 단행했다.

여기에 도시바가 2006년 미국 원자력사업회사 웨스팅하우스(WH)를 6천100억엔 인수하며 야심차게 시작한 미국 원전 사업은 올해 도시바 최악 실적에 한몫했다.

도시바 자회사 WH는 2008년 미국서 원자로 4기를 수주했는데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누출 사고 이후 각국의 안전기준이 크게 강화돼 공사가 지연되면서 대규모 손실을 떠 안았다.

도시바의 우선순위는 자본 확충을 위한 알짜 자회사 및 매물 매각이 되었다.

도시바는 회계부정 발각 뒤 핵심사업분야로 꼽히는 의료기기 자회사 도시바메디컬시스템즈를 캐논에 6천655억엔에 팔고, 백색가전사업도 중국 업체에 매각해야 했다.

여기에 도시바 매출의 30%를 점하는 반도체사업 분사 및 투자유치(지분매각)를 추진하고 엘리베이터 등 자금확보가 가능한 계열사 7곳도 매물로 내놓았다.

자구책만으로는 더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빠진 도시바는 팔 수 있는 우량자산이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금융회사와의 협상이 불발되면 공중분해는 면할 수 없게 된다.

한편으로는 도시바가 분사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반도체 분야의 매각 가능성에 세계 반도체 지형의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14일 반도체사업 신설사의 외부출자 비율을 50% 이상으로 올릴 것도 검토 중이고, 미국 원자력 자회사인 WH 지분도 매각하겠다고 말했는데 그는 반도체사업 신설사의 주식을 모두 매각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대만의 폭스콘, 미국의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지분 매각 입찰의 판도가 바뀔지 업계는 주목한다.

시장조사기관 IHS가 밝힌 지난해 3분기를 기준 낸드플래시 출하량 비중을 보면 삼성전자[005930](36.6%), 도시바(19.8%), 웨스턴디지털(17.1%), SK하이닉스(10.4%), 마이크론(9.8%) 순이었다.

부정회계 파문에 휩싸인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東芝)가 소송전에 휩싸였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에 거주하는 도시바의 개인 주주 50명은 도시바의 부정회계 사건 때문에 주가가 하락해 손해를 봤다며 다나카 히사오(田中久雄) 전 도시바 사장 등 옛 경영진 5명과 도시바를 상대로 약 3억 엔(약 28억4천232만원)을 배상하라고 7일 도쿄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東京都) 미나토(港)구에 소재한 도시바 본사 건물의 7일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