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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오르면 팔려고…' 외화예금 5개월 만에 늘어

1월 말 잔액 646억5천만 달러…한달 새 57억4천만 달러 증가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7년 1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 1월 말 현재 646억5천만 달러로 작년 12월 말보다 57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은행에 예치한 국내 외화예금을 가리킨다

외화예금 잔액이 늘기는 작년 7월 말 662억3천만 달러에서 8월 말 673억4천만 달러로 증가한 이후 5개월 만이다.

앞서 작년 9∼12월에는 외화예금이 꾸준히 줄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차익 실현 등을 위한 달러화 예금의 인출이 늘었다.

지난달 외화예금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월 말 달러화 예금은 552억3천만 달러로 작년 말보다 55억7천만 달러 불었다.

기업이 보유한 달러화 예금이 461억3천만 달러로 51억 달러 늘었고,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91억 달러로 4억7천만 달러 증가했다.

감충식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달러화 예금은 기업들의 수출입 결제대금 예치와 현물환 매도 지연 등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자 기업들이 수출 등으로 확보한 달러화를 팔지 않고 은행에 넣어두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달러화 매도로 손에 쥘 수 있는 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종가 기준 1,182.24원으로 작년 12월(1,183.30원)보다 1.06원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체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내놓지 않고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를 제외한 다른 외화예금의 잔액은 큰 변동이 없었다.

엔화 예금은 일부 증권사의 담보금 예치 등으로 2억8천만 달러 늘어난 39억1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로화 예금 잔액은 27억2천만 달러로 한달 전보다 2억4천만 달러 줄었다.

위안화 예금의 경우 잔액이 13억5천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외화예금을 은행별로 구분하면 국내은행 잔액은 533억6천만 달러로 38억4천만 달러,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112억8천만 달러로 18억9천만 달러 각각 늘었다.

예금주체별로는 기업의 전체 외화예금이 539억 달러로 52억2천만 달러 늘었고 개인 예금은 107억5천만 달러로 5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