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변호사 무한시대의 그림자...열악한 로펌 변호사의 처우

대형로펌의 몸집 불리기 후유증이 불러온 변호사들의 열악한 근로기준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최근 대형 로펌 고용 변호사들이 살인적인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고 전했다.

대형로펌의 고용변호사들은 보통 평일에는 새벽 3~4시까지 일하고도 다시 아침 9~10시에 출근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고 주말에도 근무해야만 겨우 맡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변협 관계자는 "최근 대형로펌의 몇몇 고용변호사가 과로사 한 이유가 사실은 이같은 비인간적인 근무환경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형 로펌 내 변호사들의 격무는 대형 로펌의 몸집 불리기의 후유증 결과라는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대형로펌들은 지난 몇 년간 수십 명씩 변호사를 채용하며 과도할 정도로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해왔다.

그러다 최근 그 후유증이 나타나며 저마다 긴축 경영에 나섰고 그 때문에 고용변호사들은 낮에는 이리저리 재판 다니고, 밤에는 서면 업무에 매달리느라 식사를 거르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변협 관계자는 "대형로펌들이 사실상 로펌 간, 로펌 내 고용변호사 간 무한경쟁을 유도하여, 고용변호사가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심지어 건강과 생명마저 위협받는다면 근로착취이자 인권유린이 아닐 수 없다"며 "대형로펌들은 고용변호사들에 대한 근로착취, 인권유린을 중단하고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에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들어 변호사들의 열악한 환경이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대형로펌에서 뿐 아니라 변호사 시장에서의 무한경쟁 시대에 따른 지표가 조목을 받고 있다.

앞서 변협에 따르면 국내 변호사의 현실을 공개했는데 올해 상반기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의 1인당 평균 수임 건수가 1.69건이며 1건당 평균 수임료는 300만~400만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이 내놓은 국세통계연보에서도 변호사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는데 변호사 네 명 중 한 명은 한 달에 400만 원도 채 벌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매출 상위 10%가 전체 매출액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변호사 사이에도 소득 편중 현상이 빚어지고 있었다.

전문직종 내 매출 양극화 현상은 전문직 진출 인원이 늘면서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는 로스쿨을 통한 변호사 진출 인력이 많아진데 따른 영향이 크다.

변협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변호사는 1천581명으로 일본의 1천583명과 비슷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2배 더 많은데다 국내총생산(GDP)규모도 4배 더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변호사 배출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