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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부인하는 北..南-말레이 공동 소행,'김철'사망 부각 나서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을 두고 이번 사건이 김정남과 관계 없음을 부각하며 남한의 소행설을 부각시키기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북한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는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의 이번 수사가 '정치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공세를 폈다.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소환돼 비공개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전날 사건발생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 용의자로 체포된 리정철(46) 이외에 4명의 북한 국적의 용의자가 더 있다면서, 사실상 북한을 배후로 지목한데 대해 "말레이시아 경찰이 어제 회견에서 거짓 주장을 했다. 말레이시아의 이런 불공정한 행위와 주장의 모순을 폭로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그러면서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 배후에 다른 세력이 있다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사건의 유일한 혜택을 보는 것은 사상 최악의 정치적 혼란을 겪는 한국"이라고 공세를 폈다.

강 대사는 "이번 사건은 미국이 한국 당국과 공조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밀어붙이려는 시도로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에 발생한 모든 사건이 한국과 결탁한 말레이시아가 정치화한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경찰과 공조해 사실관계를 밝힐 변호인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 대사는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두고 이번 사건을 김철 이라는 이름을 가진 북한 국민에 대한 살인사건이라고 못밖고 나섰다.

김정남은 암살 당시 김철 이라는 이름의 여권을 소지중이었다.

이는 김철과 김정남이 동일인물이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써, 이번 사건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이 개입됐을 것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강 대사는 끝으로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한 말레이시아 당국과 북한의 공동수사를 요구했다.

한편, 북한 대사관 정문에서 열린 이날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200여명이 모여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와 관련 말레이시아 나집 라작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이미지를 나쁘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우리가 말레이시아 법을 적용한다는 사실을 북한이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